“청약 가점제 확바꿔, 아이 1명당 10점씩 주자”
청약통장 가입자가 계속 줄고, 비싼 분양가와 ‘로또’ 같은 당첨 확률로 20~30대 사이에서 ‘청약 무용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현행 청약 가점제를 바꿔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부양가족 1명당 5점이 가산되는 현행 방식 대신 젊은 부부가 아이를 1명 낳을 때마다 청약 점수를 10점씩 더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의 청약 당첨 가능성을 높여서 주택 마련 부담 때문에 출산을 꺼리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한국도시부동산학회는 최근 발표한 ‘저출생 대응을 위한 주택청약제도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저출생의 주요 원인인 주거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약 가점제에서 자녀 수 가점을 1명당 10점으로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청약 가점제는 무주택 기간(32점),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에 따라 84점 만점이다.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은 15년 이상일 경우 만점이고, 가장 배점이 높은 부양가족은 부모·자녀를 구분하지 않고 6명 이상일 때 만점이다. 학회장인 남진 서울시립대 교수는 “결혼하면 10점 가산, 자녀 1명당 10점씩을 올려주고, 부모나 조부모 같은 부양가족은 1명당 2.5점씩 부여하자”며 “출산 가구의 청약 당첨 가능성을 높여줘 집 걱정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젊은 층은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에서 중장년층보다 불리하고, 사실상 ‘당락’을 결정하는 부양가족 수에서도 점수를 채우기 어렵다. 실제로 올해 서울 강남권에서 분양한 ‘로또 아파트’는 당첨 커트라인이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69점)보다 높은 경우가 많았다.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 아닌 이상 인기 지역 당첨이 불가능해 온라인 커뮤니티엔 “강남 아파트 청약은 대가족 선발대회냐” 같은 글이 올라온다.
부양가족 수를 늘리기 위해 위장전입 같은 ‘꼼수’도 판을 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위장전입으로 적발된 부정 청약은 2020년 134건에서 지난해 277건으로 늘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최근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부양하는 부모와 자녀 수를 분리하거나, 무주택·청약통장 가입 기간의 범위와 가점 간격을 조정하는 방식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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