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작가 서맨사 하비, ‘오비털’로 부커상 수상

유재인 기자 2024. 11. 14.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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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영국 작가 서맨사 하비가 런던에서 부커상 수상 후 트로피와 자신의 책 '오비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의 여성 작가 서맨사 하비가 영미권 최고 문학상인 부커상을 받았다.

12일 AP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2024 부커상 시상식에서 하비의 ‘오비털(Orbital)’이 호명됐다. ‘오비털’은 궤도를 돈다는 뜻. 우주에서 지구를 관측하는 우주비행사 6명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이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이 우주비행사들은 매일 16번의 일출과 일몰을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을 겪게 된다. 인간의 다양한 욕망에 대한 이야기와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를 함께 엮었다.

AP에 따르면 하비는 이 작품을 코로나 팬데믹 봉쇄 기간에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비는 수상 소감에서 “이 상을 다른 인간과 다른 생명체의 존엄성을 옹호하거나 반대하지 않는 모든 사람에게 바친다”고 했다. 그녀는 또한 “우주에서 지구를 보는 것은 마치 아이가 거울을 들여다보고 거울 속 사람이 자기 자신임을 처음 깨닫는 것과 같다”고 했다.

부커상 심사위원장인 작가 에드먼드 드 발은 “오비털은 우리를 낯설고 새롭게 만드는 기적의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부커상 재단 최고경영자(CEO)인 가비 우드는 “역사상 가장 따뜻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지정학적 위기의 해에 이 책은 시의적절하면서도 시대를 초월하는 희망을 준다”고 했다.

부커상은 매년 작가의 국적과 상관없이 영국이나 아일랜드에서 영어로 출간된 소설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한다. 올해는 총 156편의 소설이 출품됐는데, 특히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된 6작품 중 5작품은 하비를 포함해 모두 여성 작가가 쓴 작품이었다. 부커상 측은 “55년 부커상의 역사상 가장 많은 여성 작가 작품이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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