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유상증자 계획 2주 만에 철회

이정구 기자 2024. 11. 1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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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 “이사회 의장직 사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이날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제출한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전격 철회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이 13일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지난달 30일 “공개매수 이후 주식 유통 물량 부족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주가 폭등 현상, 향후 상장폐지 위험을 유상증자를 통해 해소하겠다”며 유증을 발표한 지 2주 만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유증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보통주 373만2650주(자사주 소각 후 기준 발행 주식의 20%)를 주당 67만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일반 공모 형태로 주식을 신규 발행하는 계획은 무산됐다.

지난달 유증 발표 이후 제기된 자본시장의 비판을 고려한 조치다.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지난달 23일까지 주당 89만원에 자사주를 공개 매수하며 유통 주식을 흡수하고서는,그 직후 다시 유통 주식을 늘리는 유증을 67만원에 진행하자 “경영권 방어를 위한 무리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계획대로 유증이 진행됐다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MBK 등 기존 주주의 지분은 모두 희석된다. 다만, 최 회장 측은 유증에 참여하는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우호 지분 3~4%를 확보해 지분 경쟁에서 유리해질 가능성이 있었다. 논란이 일자 금융감독원도 지난 6일 고려아연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유증 절차를 중단시켰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유증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이사회 의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최 회장은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며 최근 유증 논란으로 돌아선 주주들의 마음을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다.

최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도 이사회 장악을 위한 양측 주총 표 대결은 불가피하다. MBK 측은 이날 “유증 철회는 늦었지만 마땅히 했어야 하는 결정”이라며 “향후 주총에서 고려아연 거버넌스(의사 결정 구조)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했다. MBK는 주총을 대비해 최근 장내 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1.36%를 더 취득해 약 40% 지분을 확보했다. 최 회장 측은 최근 ‘백기사’ 일부가 지분을 매각해 우호 지분 포함해 약 34%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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