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른들의 축’ 견제도 사라진 트럼프 2기의 한국 안보
트럼프 2기 외교·안보 라인이 예상대로 철저한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 충성파’들로 채워지고 있다. 안보에서 미국 우선주의는 동맹보다 미국 이익을 더 우선한다는 의미다. 마이크 왈츠(50)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피트 헤그세스(44) 국방장관 내정자는 트럼프의 충실한 이론가이자 행동파들이다. 인력풀이 빈약해 장성 출신들을 기용했던 트럼프 1기와 달리 이번에는 내부자들로 외교·안보 라인을 구축했다.
두 사람의 이력 자체가 파격적이다. 둘 다 장군 출신이 아닌 영관급 출신이다. 대부대를 지휘해본 경험이 없다는 뜻이다. 외교 측면까지 고려한 거시적 군사 전략을 입안하고 실천해 본 적이 있을 리 없다. 국방장관 지명자는 군 전역 후 폭스뉴스 진행자로 트럼프·김정은 회담을 적극 지지했던 사람이다. 그는 방송에서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면 김정은이 원하는 걸 주자”고 말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트럼프 1기 때는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육군 3성 장군을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처럼 풍부한 경험과 시야를 가진 장성급 인사들이 포진됐다. 이들은 ‘어른들의 축’이라 불리며 주한 미군 철수나 김정은과의 거래 같은 트럼프 당선인의 충동적 발상에 “두 번째 임기로 미루자”며 말리고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어른들의 축’이 사라진 2기는 주한 미군 철수나 상식 밖 방위비 인상 요구, 김정은과의 핵 거래 같은 상황이 아무런 견제나 억제 없이 벌어질 수 있다.
우려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왈츠 안보보좌관 지명자는 “북한 위협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위협”이라고 했고, 국무장관으로 검토되는 마코 루비오 상원 의원은 “북한은 정부가 아니라 범죄 집단”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 공화당 정책 지침 자료에도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한국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도 유세 때와 달리 안보 및 동맹에 대해 아직은 신중한 발언과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통화 때는 미 해군 함정의 보수, 수리, 정비 분야에서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익을 주고받는 거래에 능한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충성파들로 이뤄진 외교안보 진영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대비가 있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도 있다. 정부뿐 아니라 기업을 포함한 민간의 자원을 통합해 트럼프 2기에 대비할 리더십이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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