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체 유기’ 양광준, 공개된 신상에 시민 공분 확산

강원청 홈페이지 이름·나이 게시
피의자 신분 현직 군간부 첫 사례
양 씨 이의 제기 ‘즉시 공개’ 보류
“강력 범죄자에 거부권 황당” 분노

속보=교제하던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화천 북한강 일대에 시신을 유기한 육군장교(본지 11월 13일자 5면 등)양광준의 신상정보가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더 확산하는 모양새다.

13일 강원경찰청은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살인과 사체 유기, 사체 훼손 혐의로 구속 송치된 양광준(38)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이에 양광준의 얼굴과 이름, 나이가 공개됐다. 공고기간은 오는 12월 12일까지다. 이번 신상 공개는 강원경찰 역사상 처음이자, 현직 군 간부가 피의자 신분으로 신상이 공개된 것도 최초다.

하지만 신상공개 결정 이후 양광준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즉시공개’가 보류, 지난 11일 법원이 양광준이 신청한 신상정보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13일 강원경찰청 홈페이지에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신상공개가 결정되면 피의자는 즉시 공개를 막기 위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에게도 신상공개를 거부할 권리가 있냐”며 분노를 쏟아내기도 했다.

보도를 통해 소식을 접한 시민 A(26)씨는 “신상공개 여부를 범죄 당사자한테 물어본다는 것을 처음 알게됐다”며 “피해자는 처참하게 죽이고 본인 신상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상공개는 올해 초 시행된 중대범죄 신상공개법에 따라 수사 단계와 재판 단계에서 강력범죄 피의자나 피고인의 신상정보가 공개할 수 있게 바뀌면서 이뤄졌다. 다만 신상정보 여부를 결정하는 ‘신상정보공개 위원회’의 구성이 각 지역 및 수사기관마다 일관성이나 통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상공개는 범행 수단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 충분한 증거 존재 여부 등 5가지 요건을 충족해야지 이뤄지는데, 이런 기준이 다소 추상적이라 같은 피의자여도 기관마다 다른 해석이 나올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 신상공개위원회 의결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외부 전문가로 꾸려지 구성원들의 명단이나 회의록도 모두 비공개로 진행돼 구체적인 결정 사유를 알수도 없다.

2020년 7월, 강원경찰청은 텔레그램 ‘n번방’에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구매한 30대 남성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지만 당시 피의자가 낸 ‘신상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양광준은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피해자 A(33)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리고 범행 당일 저녁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오후 9시 40분쯤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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