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의 News English] ‘레임 덕’과 ‘데드 덕’의 차이

윤희영 기자 2024. 11. 13.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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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최정진

회계사(accountant)인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조선일보 [김윤덕이 만난 사람]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이 더 획기적으로 변해야 데드덕(dead duck)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dead duck’은 직역하면 ‘죽은 오리’로, ‘끝장난 것’ ‘가망 없는 사람’을 뜻하는 은유적 표현(metaphorical expression)이다. 임기 만료 전 대통령이 겪는 권력 누수(loss of authority or influence)를 빗댄 ‘레임덕(lame duck)’은 ‘절름발이 오리’라는 의미인데, 그보다 더 극심한 어감(more extreme connotation)을 가진 말이다.

duck 자리에 meat(고기)을 넣은 dead meat도 ‘죽은 목숨’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horse(말)를 쓰고, 그 앞에 ‘채찍질하다’라는 동사 flog를 넣어 flog a dead horse라고 하면 ‘이미 끝난 일에 헛수고하다’라는 의미가 된다. flog 대신 ‘올라타다’라는 mount on을 쓰기도 한다.

dead in the water는 ‘실패해서 성공 가망이 없는’이라는 뜻으로, 배가 엔진이 꺼지고 바람도 없는 상태에서 물 한가운데 오도 가도 못 하는(be stranded) 형편을 비유한 것이다. dead end는 ‘막다른 길·상황’, dead last는 도저히 뒤집을 수 없는 ‘맨 꼴찌(the very last place with no chance of reversal)’를 강조하는 표현이다.

그런가 하면 dead air는 TV·라디오 방송 중단이나 서먹한 정적(awkward stillness), dead silence는 말 그대로 ‘죽은 듯한 침묵·고요함’을 나타낸다. 또 stone dead는 ‘회생 가망성이 전혀 없는 것’, dead loss(wood)는 ‘전혀 쓸모·가치가 없는 것’, dead fish는 ‘아무 감정이나 열의가 없는 사람’, dead run은 죽을 힘을 다해 뛰는 ‘전력 질주’를 말하고, dead ahead는 ‘바로 코앞에’라는 부사구로 쓰인다.

be shot dead는 ‘총에 맞아 죽다’지만, 명사로 dead shot은 ‘백발백중의 명사수’를 뜻하고, drop dead는 동사구로 ‘급사(急死)하다’지만 부사로는 ‘넋을 쏙 빼놓을 정도로’라는 의미다. 또 dead right은 ‘딱 맞는’ ‘완전히 정확한’, dead easy는 ‘아주 쉬운’, dead certain은 ‘절대 확실한’을 뜻하고, dead of night는 자정과 새벽 사이의(between midnight and dawn) ‘한밤중’, dead to the world는 ‘세상 모르고 잠든’ 상태를 묘사하는 표현이다.

dead가 들어가는 숙어로는 dead set against(~에 단호히 반대하는), dead set on(~에 전력투구하는), dead letter(사문화된 법률·배달 불능 우편물), dead broke(완전히 파산한·무일푼이 된), dead and buried(완전히 끝난), dead on one’s feet(녹초가 된), as dead as yesterday’s news(옛것이 돼 잊힌) 등도 있다.

김경율 전 비상대책위원은 대통령실이 dead duck이 되거나 flog a dead horse하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dead ahead한 사태 해결에 dead set on하고 dead run해서 온갖 지적과 20%대 낮은 지지율이 as dead as yesterday’s news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그리 말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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