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86] It’s not your disability
“당신 엄청 큰 실수를 하는 겁니다(You are making a grave mistake).” 미국 보훈부의 의사가 마이크에게 소리를 지른다. 마이크는 보훈 병원에서 진료 중이던 동생을 끌고 나오며 대꾸한다. “해보쇼. 보훈부가 참전 용사들에게 마약성 약물을 과잉 처방한다고 언론에 찌를 테니까(Do it. The press’ll love another story about how the VA overprescribes opioids to America’s heroes).” 보훈 병원은 막무가내인 마이크를 막지 못한다. 영화 ‘아이스 로드(The Ice Road∙2021∙사진)’의 한 장면이다.
마이크(리암 니슨 분)는 동생 거티(마커스 토마스 분)와 캐나다에서 대형 트럭을 운전하며 살고 있다. 거티는 전쟁 후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을 얻어 언어 장애를 겪고 있다. 돈이 떨어져 가는 요즘, 캐나다 광산까지 갈 트럭을 모집한다는 말에 덜컥 지원하는 마이크. 광산이 무너져 구조 자재가 급히 필요하다.
마이크는 장애가 있을 뿐 뛰어난 정비공인 거티를 태우고 빙로(氷路)를 달린다. 보수가 큰 만큼 위험한 의뢰다. “트럭 새로 사면 이름 뭐라고 지을까?(What’ll we name our truck, Gurty?)” 마이크의 질문에 거티가 신이 나서 답한다. “트럭-트럭-트럭(Truck-truck-truck).” 하지만 어려운 임무에 설상가상으로 방해꾼이 등장하고 위기에 처한 두 사람. 위험한 순간에 거티가 마이크의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피운다. “우리가 왜 해고됐는지 알아? 네 장애 때문이 아니야. 태도가 거지 같아서야(Do you know why we get fired? It’s not your disability. It’s your freaking attitude).” 마이크는 동생의 가슴을 후벼파는 말을 던진다. 하지만 어째선지 거티는 평소와 다르게 더욱 고집을 피운다. 거티는 뭘 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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