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고영표 ‘피홈런 두 방’…한국 대표팀, 첫 경기 대만에 완패

2024 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 1차전
만루포·2점 홈런 내주고 6 대 3 무릎

13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선발 등판한 고영표. 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이번에도 ‘첫 단추’를 잘 꿰지 못했다.

한국은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024 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 B조 1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3-6으로 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대만, 쿠바,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등과 함께 B조에 속한 한국은 조 2위를 달성해야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 상대인 대만을 잡는 것이 중요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 역시 첫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동안 한국 대표팀은 첫 경기를 잡지 못한 국제 대회에서는 항상 좋지 않은 결과로 고개를 숙였다.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 1차전에서 우리나라는 대만에 4-5로 덜미를 잡혀 결국 2004 아테네 올림픽 출전권을 놓쳤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역시 첫 상대인 대만에 2-4로 패하며 시작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최근 3대회 연속 1차전 패배를 극복하지 못하고 1라운드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였다. 2013년 대회에서는 네덜란드에 0-5로 졌고 4년 뒤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난적 이스라엘에 1-2로 패했다. 2023년 대회에서도 호주에서 7-8로 패했다.

기선 제압이 중요한 상황에서 1차전 선발로 고영표가 낙점됐다. 2020 도쿄올림픽과 2023년 WBC에서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고영표는 이번 대회에서도 에이스로 꼽혔다.

하지만 고영표는 예상을 깨고 장타 두 방에 쓰러졌다. 1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고영표는 2회에는 선두타자 판제카이를 2루수 내야 안타로 출루를 허용했지만 이후 두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우면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그런데 리카이웨이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2루의 위기를 맞이하더니 쟝쿤위에게 볼냇을 내주며 만루의 위기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다 천천웨이에게 초구를 공략당했고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흔들린 고영표는 후속타자 린리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천제슈엔에게 우월 2점 홈런을 또 맞았다. 순식간에 점수는 0-6으로 벌어졌고 고영표는 2회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타격하는 김도영. 연합뉴스

대만 선발 린위민에게 3회까지 한 점도 내지 못했던 한국 대표팀은 4회 선두타자 홍창기가 볼넷을 얻어내면서 기회를 잡았다. 송성문이 1루 땅볼로 아웃되는 사이 홍창기는 2루로 진루했고 김도영이 1타점 2루타를 쳤다. 계속된 2사 3루에서 박동원도 중전 적시타를 쳐 한 점을 더 뽑아내 2-6, 4점 차로 좁혔다.

좁힐 듯 좁히지 않는 점수 차가 유지가 되다가 7회가 되어서야 한 점을 쫓아갔다.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휘집의 대타로 나선 나승엽이 천관웨이의 2구째 볼을 타격했다. 타구는 우측 펜스 상단에 맞았고 심판은 2루타를 선언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으로 홈런으로 판명났고 나승엽이 홈인하면서 3-6까지 쫓았다.

하지만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한국은 이후에 추가 점수를 내지 못했다. 투수진도 더이상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최지민, 곽도규, 김서현, 유영찬, 조병현으로 이어지는 불펜 투수들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그러나 타선이 터지지 않아 경기 초반 내준 분위기를 가져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나승엽. 연합뉴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