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스물네살 차이에 꽃뱀 소리 들었지만, 트럼프 만난 이유는…”

회고록 발췌본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아내 멜라니아가 입맞춤을 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도널드 트럼프(78)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멜라니아(54) 여사가 남편을 처음 만나 연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회고록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한 파티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한 뒤 일명 ‘꽃뱀’을 일컫는 말까지 들었다고 고백한 멜라니아는 그럼에도 “우린 공통점이 많았고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3일(현지시각) 멜라니아가 최근 낸 회고록 발췌본을 ‘멜라니아 트럼프: 내가 도널드를 만난 날’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했다. 여기에는 멜라니아가 26살이던 1996년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으로 건너와 모델 활동을 이어가고, 큰 성공을 이룬 후 2년 뒤인 1998년 9월 한 클럽 파티에서 트럼프를 처음 만났던 순간이 상세하게 담겨있다.

멜라니아는 “그가 자기소개를 했고 나는 그 이름을 알아봤다. 사업가 겸 유명인이라는 건 알았지만 그 외에는 별로 알지 못했다”며 “그의 눈은 호기심과 흥미로 가득 찼고 내 옆자리에 앉아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내게 뉴욕에서 보낸 시간, 슬로베니아의 집, 세계 여행에 대해 물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그에게는 아름다운 데이트 상대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우리의 대화를 단순한 인사로 생각했다”면서도 “음악과 군중이 시끄러웠지만 그는 대화에 집중했다. 내가 그의 세상 중심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 나는 그의 자석 같은 에너지에 이끌렸다”고 고백했다.

당시 멜라니아의 물음에 트럼프는 자신의 연락처를 건넸다고 한다. 멜라니아는 “다음 날 촬영을 위해 짐을 챙기는 동안 도널드의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춤을 췄다. 세련된 비즈니스룩, 재치 있는 농담, 분명한 결의가 날 매료시켰다”며 “촬영을 끝내고 짐을 풀다가 도널드의 번호가 적힌 메모를 발견하고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고 했다.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식에서 연설하던 멜라니아 트럼프. /AP 연합뉴스

그날 저녁 트럼프는 전화를 걸어와 “더 일찍 전화하지 그랬어요. 다른 파티가 있어서 당신을 데리고 가고 싶었는데”라고 말했고 둘은 편안한 대화를 나눴다. 이후 트럼프는 주말 드라이브를 제안하고 뉴욕주(州) 베드퍼드에 있는 소유지에 데려가 골프장 건설 계획을 설명했다. 멜라니아는 “돌이켜보니 사업과 즐거움이 섞인, 참 도널드다운 첫 데이트였다”고 추억했다.

멜라니아는 대중에 둘의 만남이 공개된 후 받았던 주변의 시선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도널드는 두 번째 아내와 별거 중 이혼 절차를 밟고 있었다. 그는 52세로 28세였던 나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난 그에게 유대감을 느꼈다”며 “우린 공통점이 매우 많았고 난 그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우리의 24살 나이 차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고 가십 칼럼에서는 나를 ‘골드 디거’(gold digger)라고 불렀다”고 했다. 골드 디거란 돈을 바라고 남자를 쫓는 여자를 가리키는 속어다. 직역하면 ‘금을 캐는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우리나라 말로 표현하면 ‘꽃뱀’ 정도로 번역될 수 있다.

멜라니아는 “나는 이미 잘나가는 모델이었고 많은 재산을 벌었다. 내가 바란다면 많은 유명인의 관심을 쉽게 쓸 수 있었다”며 “모델로서 내 인생을 다 안다고 믿는 사람을 많이 만났지만, 도널드와의 만남은 이를 극단으로 몰고 갔다”고 했다.

대중의 관심 속에서 열애를 이어가던 두 사람은 2005년 결혼식을 올리고 정식 부부의 연을 맺었다. 슬하에는 아들 배런(18)을 뒀다. 멜라니아는 트럼프가 첫 대통령에 당선된 2017년 모델 출신 영부인이라는 화제를 모았다. 특히 백악관 입성 후에도 다른 영부인들과 달리 말을 아끼고 대중 앞에 나서는 일이 드물어 ‘은둔의 영부인’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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