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투타 모두 밀린 대표팀..참사 아닌 인정해야 할 국제대회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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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 듯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11월 13일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베이 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라운드 1차전 대만과 경기에서 패했다.
하물며 원태인도 노시환도 구자욱도 빠진 대표팀이 대만을 이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 옳다.
넘기 쉽지 않은 상대인 대만에 패한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APBC가 아닌 완전한 국제무대에서 다시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기 위해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는 현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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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대만)=뉴스엔 안형준 기자]
'참사'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 듯하다. 지금 이 결과가 한국 야구의 현주소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11월 13일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베이 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라운드 1차전 대만과 경기에서 패했다.
이날 대표팀은 3-6 패배를 당했다. 조 2위를 두고 다툴 가장 유력한 경쟁자였던 대만에게 패한 대표팀은 조 2위까지 진출하는 슈퍼라운드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표팀은 네 명의 선발투수 중 류중일 감독이 가장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한 고영표가 에이스 역할을 맡아 이날 대만전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대만은 마이너리그에서 활약 중인 기대주이자 대표팀 에이스인 좌완 린위민이 선발등판했다.
린위민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두 번이나 대표팀을 괴롭혔던 투수. 린위민을 어떻게 공략할지가 이날 경기의 핵심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니었다. 대만은 '린위민의 팀'이 아닌 한국보다 투타 모두 앞선 강팀이었다. 대표팀은 투타 모두에서 대만에 밀리며 패했다.
선발 싸움에서 일찌감치 승패가 갈렸다. 양팀은 1회를 나란히 무득점으로 마쳤고 대표팀 타선은 2회초 선두타자 윤동희가 실책으로 출루했지만 후속타자 박동원이 병살타에 그치며 득점에 실패했다. 반면 대만 타선은 2회말 2사 후 집중력을 선보이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대만은 2회말 내야안타와 안타,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찬스에서 1번타자 천천웨이가 고영표의 초구 체인지업 실투를 놓치지 않고 걷어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만루홈런으로 연결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번타자 린리가 담장까지 향하는 2루타를 터뜨려 다시 찬스를 만든 대만은 3번 천제슈엔이 다시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사실상 경기의 승패를 결정지은 홈런 두 방이었다.
고영표의 실투도 있었지만 대만 타선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2회말이었다. 하위타선이 투수를 괴롭히며 찬스를 만들자 상위타선이 쓸어담으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득점을 일부 중심타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닌 하위타선에서 시작해 상위타선으로 연결해 대량득점을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강팀의 야구'였다.
반면 대표팀 공격은 중심타선과 한방에 의존하는 모습이었다. 출루 능력이 좋은 리드오프 홍창기가 출루하면 김도영-윤동희-박동원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어떻게든 불러들이는 '뻔한 공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대표팀 타선이 기록한 안타는 단 3개. 김도영의 1타점 2루타, 박동원의 1타점 안타, 나승엽의 솔로 홈런까지 안타 3개가 모두 타점을 동반한 것이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는 빈공이었다. 반면 대만은 안타 8개를 기록하며 공격에서 대표팀보다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사실 막연한 기대가 있었을 뿐, 현재 대표팀 전력이 대만을 앞선다고 볼 수는 없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원태인, 노시환에 박세웅까지 참가했음에도 대만전 1승 1패를 기록한 대표팀이었다. 심지어 린위민을 처음 만난 예선전에서는 0-4 완패를 당하기도 했다. 이제 대만과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만날 경우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대등한 전력의 팀이다.
하물며 원태인도 노시환도 구자욱도 빠진 대표팀이 대만을 이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날 패배는 큰 이변도, '참사'라는 격한 표현을 쓸 일도 아니었다. 넘기 쉽지 않은 상대인 대만에 패한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APBC가 아닌 완전한 국제무대에서 다시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기 위해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는 현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사진=류중일/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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