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현장리뷰] '타이베이 참사' 한국, 대만에 3-6 패배... 2회 통한의 만루포 허용→개막전부터 '경우의 수' 따질 위기
류중일(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3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3-6으로 패배했다.
대표팀은 2015년과 2019년 두 대회 모두 슈퍼 라운드에 올라 결승까지 올라갔는데, 2015년에는 미국을 꺾고 초대 우승국이 된 좋은 기억이 있다. 이번 대회에도 "'야구 강국' 한국을 되찾자"(송성문)는 각오로 출격했다.
그러나 첫 경기부터 충격의 패배를 당하면서 한국은 슈퍼 라운드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일본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사실상 상위 라운드 진출은 어려워지고, 일본전을 이겨야 '경우의 수'를 따질 수 있게 됐다.
이에 맞선 대만은 천천웨이(좌익수)-린리(우익수)-천제시엔(중견수)-린안커(지명타자)-주위센(1루수)-판제카이(3루수)-린자정(포수)-리카이웨이(2루수)-장쿤위(유격수)가 출전했다. 한국 상대로 몇 차례 등판했던 린위민(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이 대만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한국 선발 고영표는 1회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선두타자 천천웨이와 2번 린리를 차례로 2루수 땅볼로 처리했고, 캡틴 천제시엔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4번 린안커를 커브를 통해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대만 타자들은 좀처럼 고영표의 공에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대만은 2회 말 빅이닝을 만들며 한국을 무너뜨렸다. 첫 타자 주위센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6번 판제카이의 2루 땅볼이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가 되면서 내야안타가 됐다. 이후 7번 린자정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리카이웨이가 우전안타를 때린 후 9번 장쿤위마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나가며 만루 상황이 됐다.
그 사이 한국 타선은 대만 선발 린위민에게 틀어막혔다. 강력한 구위로 땅볼을 유도해냈다. 1회 초 선두타자 홍창기와 2번 송성문이 연달아 내야 땅볼로 물러났고, 3번 김도영이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3회에는 김휘집-이주형-김주원이 모두 삼진으로 돌아섰다.
침묵하던 한국은 4회 첫 득점을 올렸다. 이닝 첫 타자 홍창기가 볼넷으로 나간 후 송성문의 2루 땅볼로 1사 2루가 됐다. 여기서 3번 김도영이 린위민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내면서 첫 점수를 올렸다.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박동원이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를 터트려 한 점을 더 냈다.
그 사이 타선에서 한 점을 더 뽑아주며 추격했다. 7회 초 선두타자 김휘집의 대타로 나온 나승엽이 대만의 4번째 투수 천관웨이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 상단 경계선을 맞고 그라운드로 튀어나오는 타구를 날렸다. 1루심은 최초 2루타를 선언했고, 류중일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그리고 판정이 번복되면서 나승엽은 홈런포를 기록하게 됐다.
그러나 더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약속의 8회' 없이 삼자범퇴로 물러난 한국 타자들은 9회 마운드에 오른 우줜웨이도 공략하지 못하면서 그대로 패배하고 말았다.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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