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바람연금’ 지급할 전남 신안 해상풍력 단지 건설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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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 암태도 생낌항에서 한 시간 정도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자은도 앞바다엔 2031년까지 총 800㎿ 규모의 전남해상풍력 2단지·3단지 사업도 추진한다.
배용석 전남도 해상풍력산업과장은 "1단지는 민간 주도 최초의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으로 국내 해상풍력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은도 앞 해상풍력단지는 국내 첫 바람연금 생산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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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 암태도 생낌항에서 한 시간 정도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지난 12일 오후 전남도 행정선(54톤급)이 자은도 북서쪽 8㎞ 해상에 도착했다. 전남해상풍력이 설치한 터빈 4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터빈의 높이는 227m로, 남산타워(236.7m)와 어금버금했다. 터빈 날개(블레이드) 길이만도 97m였다.
“육상에는 이렇게 큰 풍력 터빈이 들어설 수 없어요. 앞으로 6기를 더 설치할 예정입니다.”
정안제 전남해상풍력 총괄부사장은 “내년 3월 전후로 상업 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남해상풍력은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이엔에스와 덴마크 투자사인 시아이피(CIP)가 합작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총사업비 8천억원을 투입해 18.5㎢(560만평)의 해상에 풍력 터빈 10개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전남해상풍력이 완공되면 1년간 6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자은도 96메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는 국내 최대 규모다. 자은도 앞바다엔 2031년까지 총 800㎿ 규모의 전남해상풍력 2단지·3단지 사업도 추진한다. 국내 상업운전 중인 해상풍력단지가 전북 서남권(60㎿), 영광(34.5㎿), 제주탐라(30㎿) 등 총 124.5㎿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해상풍력단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배용석 전남도 해상풍력산업과장은 “1단지는 민간 주도 최초의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으로 국내 해상풍력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은도 해상풍력단지의 구조물 설치 등은 국내 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전남해상풍력 관계자는 “20~30m 깊이의 해저 지반에 충분한 ‘지내력’(지반이 구조물 압력을 견디는 정도)이 확보될 때까지 모노파일을 박는다. 구조물을 고정하는 데 필요한 장비를 모두 국내산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블레이드와 나셀, 타워 등 해상 풍력 터빈 부품만 독일 지멘스가메사(SGRE)에서 납품받는다. 풍력 터빈을 완공하면 해저케이블을 통해 육상 변전소로 전기를 보낸다.
자은도 앞 해상풍력단지는 국내 첫 바람연금 생산지가 된다. 해상풍력단지 인근 자은도 주민 2300명이 대상이고, 첫 지급 시기는 2026년 초께다. 박성욱 신안군 미래에너지팀장은 “96㎿ 규모로도 자은도 주민은 연 32만~120만원의 바람연금을 받을 수 있고, 18살 이하 신안 아동들에게 연 120만원씩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8.2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단지(26곳)가 가동되면 연 600만원의 바람연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게 신안군의 설명이다. 신안군은 2021년부터 지금까지 태양광발전 이익으로 햇빛연금 197억원(1만1028명)을 지원했다.
전남도는 전남 서남해안엔 모두 18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을 허가받은 상태다. 원전 1기가와트 규모로 보면, 원전 18기 규모를 신재생에너지로 건설하는 셈이다. 전남도는 ‘아르이(RE)100 캠페인’(2050년까지는 사용 전력의 100%를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로 충당)이 확산하면서 해상풍력단지가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창환 전남도 경제부지사는 “햇빛과 바람을 이용한 전남의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기 다소비 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기업에 건네는 방식으로 아르이100 산단을 조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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