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스쿨존 사망’ 1년 반 훌쩍…‘방호울타리’ 설치 34%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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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울타리는 히바리(견디는 힘)가 있어 보입니꺼? 차가 살짝 밀어도 우가질(우그러질) 겁니더."
지난 11일 부산 금정구 부곡동 ㄱ초등학교 근처에서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바래다준 김아무개(43)씨가 차도와 인도 사이에 설치된 '보행용 방호울타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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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울타리는 히바리(견디는 힘)가 있어 보입니꺼? 차가 살짝 밀어도 우가질(우그러질) 겁니더….”
지난 11일 부산 금정구 부곡동 ㄱ초등학교 근처에서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바래다준 김아무개(43)씨가 차도와 인도 사이에 설치된 ‘보행용 방호울타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날 너비 1m가량의 인도에는 등교를 서두르는 학생들이 뒤엉켜 걸음을 재촉했지만, 경사진 골목길에서 인도로 합류하는 지점에는 방호울타리마저 없었다.
김씨는 “학생들이 잘못해 넘어져 차도로 엎어지면, 차에 치일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등굣길이 걱정돼 항상 아이를 직접 학교까지 데려다준다는 박아무개(40)씨는 “지난해 청동초교 사고 이후 달라진 점은 등굣길 인도에 폐회로텔레비전(CCTV) 한대가 설치됐다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부산 영도구 청동초등학교 스쿨존에서는 등교하던 한 초등생이 위쪽 공장에서 굴러떨어진 무게 1.5t짜리 대형 어망사(물고기잡이용 그물에 들어가는 실)에 치여 숨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후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은 △각 학교의 사각지역에 폐회로텔레비전 추가 설치 △스쿨존 안 횡단보도 식별 선명화 작업 △보행자용 방호울타리를 차량용 방호울타리로 교체 등을 담은 ‘어린이 통학로 종합안전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스쿨존에 차량용 방호울타리가 설치된 곳은 34%에 불과하다. 부산의 전체 스쿨존 826곳 가운데 차량용 방호울타리 설치가 가능한 구역은 188곳이다. 이 중 현재까지 차량용 방호울타리가 설치된 곳은 60여곳뿐이다. 부산시는 올해 말까지 누적 86곳에 차량용 방호울타리를 설치하고, 2026년까지 나머지 102곳에 대해서도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부산시 인권센터가 지난 8월~9월 말까지 한달 동안 부산 15개 구·군 초등학교 85곳의 정·후문에 지정된 스쿨존 112곳에서 조사한 ‘통학로 보행권 증진 모니터링’ 자료를 보면, 스쿨존에 설치된 방호울타리는 102곳이었지만, 차량용 방호울타리는 16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방호울타리는 보행용이어서 강화형 소재(강철, 알루미늄 등)가 아니다.
차량용 방호울타리는 안전 강도에 따라 1~9등급으로 나뉘는데, 가장 낮은 강도의 1등급이 8t짜리 트럭이 15도 각도에서 시속 55㎞로 충돌해도 견딜 수 있어 보행자 보호 효과가 높다.
부산시 교통혁신과 관계자는 “민원 해소 등으로 차량용 방호울타리 설치가 더뎌지는 측면이 있다. 차량용 방호울타리 안전 강도 기준을 정했고, 연차적으로 수요조사 뒤 본격 설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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