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냐 고체냐에 따라 세금 35배 차…‘꼼수 유통’ 부추긴다

박찬 2024. 11. 1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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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자담배가 유해성 문제에 이어 이번엔 세금 꼼수로 논란입니다.

전자담배 니코틴이 액체인지 고체인지에 따라 세율이 최대 35배까지 차이가 나는데요.

이렇다 보니 니코틴 형태만 바꾸면 터무니없이 적은 세금이 부과되고 있습니다.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중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일회용 전자담배들입니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분해해 보면 니코틴 형태가 다릅니다.

하나는 니코틴이 섞인 액체를 솜에 묻힌 액체형.

다른 제품은 니코틴 알갱이가 들어있고, 담배를 피울 때 무니코틴 액체와 결합하도록 돼 있습니다.

[전자담배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이 고형 니코틴만으로는 사용이 불가합니다. 액상형 전자담배에다가 고형 니코틴을 접목을 해서 (나온 것은) 처음이죠."]

두 제품 모두 일반 담배 두 갑 분량을 피울 수 있고 용액 용량도 2ml로 같지만, 붙는 세금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고체형 전자담배는 고체 무게 0.4g만을 기준으로 과세하고 액체형은 액상 2ml 전부를 놓고 과세합니다.

담배소비세를 기준으로, 일반 담배 한 갑은 1,007원.

같은 분량의 액체형 전자담배는 628원, 궐련형 전자담배는 641원 정도지만 고체형은 17원 수준입니다.

전자담배끼리만 비교해도 세금 차이가 35배나 납니다.

이런 차이는 앞으로의 담배 유통도 왜곡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천연 니코틴에만 담배 관련 세금을 부과하고 있어 전자담배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합성 니코틴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입니다.

고체형만 유리한 구조를 유지하면 합성 니코틴이 과세 대상이 되더라도 고체형으로 세금을 피해 가는 꼼수가 우려됩니다.

[이성규/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 : "담배 회사의 전략들을 우리가 사전에 파악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 과정들은 계속해서 반복될 수밖에 없는 거죠. (회사들은) 시장 안에서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 대안들을 찾게 될 것이고…."]

담뱃값의 절반 이상은 세금과 부담금.

고체형의 과세 체계를 어떻게 정비하느냐에 따라 세수에도, 담배 유통 규모에도 영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김한빈/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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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cold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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