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매 앞장서는 지자체들…세금 투입하지만 효과는?
[KBS 대전] 뉴스를 깊이있게 들여다보는 '앵커리포트'순서입니다.
경기도 성남시가 미혼 남녀의 만남을 위해 마련한 행사입니다.
성남시는 지난해부터 10차례 넘게 행사를 열었는데, 그동안 230여 쌍이 커플로 이어졌고 이 가운데 두 쌍은 결혼도 했습니다.
서울시도 오는 23일 한강공원에서 단체 미팅을 주선하는데, 연결된 커플에게는 데이트 비용도 지원합니다.
우리 지역에서도 세종시가 지난 5월, 논산시가 지난달 미혼남녀 맞선 행사를 열었습니다.
그렇다면 참가자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미혼남녀 만남 행사 참가자/음성변조 : "지방에서는 이성을 만날 기회가 너무 적은데, 이런 기회를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점이 너무 저에게는 좋았고…."]
자치단체가 주최하는 맞선 행사는 2000년대 초 크게 유행하다가 불확실한 성과와 세금 낭비라는 비판 속에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다시 자치단체는 물론 종교단체까지 나서 맞선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생률입니다.
만남을 통해 결혼을 유도하고, 출생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궁극적인 행사의 목표입니다.
그러나 비판은 여전합니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1인 가구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는 결혼 자금 부족이 30.8%로 가장 많았고, 고용 상태 불안정이 14.4%, 결혼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는 13.4%였습니다.
즉, 비혼이나 저출생의 주요 원인은 경제적인 문제에 있다는 건데요.
[이원익/부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결혼을 안 하는 문제가 만남의 기회가 없는 것이 아니라, 주거 부담이라든가 일자리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 때문에 삶이 너무 버겁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아닌가…."]
자치단체는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하겠느냐"며 항변하지만, 근본 해결책은 뒤로하고 이벤트성 행사 등 손쉬운 해법만 찾는 건 아닌지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앵커리포트였습니다.
황정환 기자 (bar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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