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X김준수, 20주년 합동 콘서트 그 이상의 의미
동방신기 탈퇴 후 15년 만 다시 부른 대표곡... "포기하지 않고 잘 왔다" 울컥
최근 15년 만 지상파 예능 출연 등 활동 영역 확대, 다음 행보에 쏠리는 기대
지난 주말, 서울 송파구 KSPO DOME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데뷔 20주년을 맞아 열린 합동 콘서트에서 가수 김재중과 김준수는 3시간여의 공연을 동방신기의 대표곡들로 빼곡히 채웠다. 지난 2009년 전속계약 분쟁 속 팀을 탈퇴한 지 15년 만에 다시 두 사람이 부르는 동방신기의 과거 활동곡 메들리에 팬들은 곳곳에서 눈물을 터트렸고, 뜨거운 떼창으로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김재중과 김준수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데뷔 20주년 기념 합동 콘서트 'JX 2024 콘서트 '아이덴티티' 인 서울(JX 2024 CONCERT 'IDENTITY' in Seoul)'를 개최했다. 두 사람의 발자취를 기념하고 새 도약을 예고하는 자리였던 이번 합동 콘서트는 개최 소식이 알려졌을 당시부터 국내외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바, 두 사람은 추가 오픈한 시야 제한석까지 빠르게 전석매진 시키며 사흘간 총 3만 관객을 동원했다.
2009년 팀 탈퇴 이후 두 사람이 각각 솔로 행보에 집중해 왔던 만큼 두 사람이 동방신기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전무했으나, 두 사람의 음악 행보에서 동방신기는 빼놓을 수 없는 시기이자 출발점이었던 만큼 이번 공연에서 김재중과 김준수는 동방신기의 대표곡을 대거 세트리스트에 포함하며 15년 만에 묻어둔 추억을 소환했다.
"거의 20년 만에 부르는 곡들이 있다 보니까 물론 '우리가 이걸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라는 말이 무색하게 두 사람은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완벽한 무대로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라이징선' '오-정반합' '믿어요' '더 웨이 유 아' '주문- 미로틱' '허그' 등 대표적인 한국 활동곡들은 물론 '아스와 쿠루카라' '도우시떼 키미오 스키니 낫떼 시맛탄다로우' '비긴' '프라우드' 등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일본 활동곡들까지 총망라한 두 사람의 무대는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콘서트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동방신기 활동 시절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밝힌 두 사람의 소회였다.
공연 내내 벅찬 감동을 드러낸 김재중은 "사실 오늘 약간 노래를 하면서 마음이 약간 그랬다. 우리 둘이 함께 해서 그동안 부르지 못했던 노래들을 여러분 앞에서 부르고 있지만 아직도 못 했던 이야기가 사실 참 많다"라며 "사실 저희들은 '그랬었지' 하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말 못할, 그리고 말 못 한 이야기들이 어쨌든 이 음악 속에 녹여져 있고 음악을 느낄 때, 노래를 할 때, 그 답답함이 어느정도 노래를 하면서 해소되는 기분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준수가 노래를 할 때 이상한 생각들이 나더라. 그런 것들이 참 고맙다"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김준수는 "저희도 사실 이 노래를 준비하면서 옛날 생각들이 무시무시하게 많이 나서 노래 연습을 할 때도 몇번이나 울컥하고 눈물이 나고 그랬다"라며 "꿈에 그리던 이미지를 오늘 비로소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정말 형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포기하지 않고 정말 잘 왔다 싶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15년 만에 두 사람이 다시 함께 부르게 된 노래에 김준수는 "저희도 그 때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그 시절이 저희에게는 어찌 보면 아프기도 하고 어찌 보면 영광스럽기도 했던 복잡미묘한 추억들이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그 시절이 있었기 떄문에, 그 노래를 여러분들이 들으러 와주셨고 여러분들 앞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스럽고 기쁘고 정말 행복하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해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번 콘서트는 단순히 두 사람이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 그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1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자신들의 과거인 동방신기 시절을 제대로 마주한 이들은 20주년을 맞은 지금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을 더해 건재함을 증명했다. 이는 새롭게 도약할 미래를 보여주겠다던 각오처럼 두 사람이 앞으로 걸어갈 여정에 대한 기대를 자아내는 새로운 분기점이 됐다.
앞서 두 사람은 올해 15년 만의 지상파 방송 동반 출연까지 성사시키며 홀로서기 이후 위축됐던 활동 반경을 제대로 넓히기도 했던 바다. 여기에 합동 콘서트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이들의 데뷔 20주년은 커리어의 '정점'이 아닌, 앞으로 나아갈 더 큰 길을 위한 새로운 출발선이 됐다. 20주년의 반환점을 돈 이들이 새롭게 걸어갈 길은 어떤 모습이 될지, 기대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이유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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