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문소리 "세상 떠난 선생님 생각에 출연 결심" [인터뷰]
"'추월만정', 천 번 넘게 연습"
배우 문소리는 어린 시절 판소리를 배웠다. 그는 하늘의 별이 된 스승 생각에 '정년이'의 캐스팅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유독 자신을 예뻐해 줬던 선생님이었단다. 문소리는 '정년이'에 출연하지 않는다면 스승이 하늘에서 "가르쳤는데 안 써먹는다"는 잔소리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문소리의 인터뷰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씨제스 스튜디오 사옥에서 진행됐다. 그는 올해 드라마 '지옥 시즌2',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 등으로 대중을 만났다. 최근에는 tvN 드라마 '정년이'에 천재 소리꾼 서용례 역으로 특별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특별출연 나선 문소리
'정년이' 속 문소리가 '추월만정'을 부르는 장면은 시청자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별출연이었지만 '추월만정'을 위해 문소리는 레슨만 1년 가까이 받았다. 그는 "지난해 3, 4월쯤 처음 시작했는데 마지막 녹음을 올해 4월에 했더라. 거의 1년 한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노래를 하루에 세 번만 불러도 천 번이 넘지 않나. 천 번 넘게 연습했을 거다"라고 밝혀 작품에 대한 열정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문소리는 이전에도 특별출연을 하며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2016년 개봉한 '아가씨' 때의 이야기다. 당시를 회상하던 문소리는 "한 장면을 위해 4개월 넘게 노력했다. 히라가나 가타카나부터 준비했다"고 밝혔다. 일본 귀족 출신 캐릭터를 맡게 된 만큼 일본어 대사를 소홀하게 할 수 없었단다. 그는 이번에도 '정년이'에서 '천재 소리꾼'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갖게 됐고 피나는 노력 속에서 서용례 캐릭터를 완성했다.
물론 어려운 서용례 역할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터다. 그는 "어렸을 때 나한테 판소리를 가르쳐 준 선생님이 계셨다. '수궁가'를 절반 정도 가르쳐 주셨다. 지금은 돌아가셨다. 그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나서 이 작품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절한다면) 선생님이 하늘에서 '가르쳤는데 안 써먹는다'며 뭐라고 하실 것 같았다. 내가 평생 소리를 할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도 날 정말 예뻐해 주셨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정년이' 배우들과의 인연
'정년이'를 준비하는 과정은 문소리에게 새로운 추억을 안겼다. 그는 작품을 위해 '사투리 어학연수'를 다녀왔다고 밝혔다. 문소리는 "어학연수를 3박 4일 동안 갔다 왔다. 시장 같은 곳에 가서 물건 사는 척 하면서 할머니 붙잡고 녹음을 따고 말을 걸었다. 대본 보고 녹음 하면서 사투리 선생님의 지도를 받기도 했다"고 알렸다. 어학연수에는 김태리와 오경화, 사투리 선생님이 함께했다.
문소리는 김태리와 이전에 여러 작품에 같이 출연해 친분이 있었다고 했다.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정년이' 속 모녀 호흡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라미란과도 인연이 깊단다. 문소리는 라미란과 관련해 "오래된 친구 같다. 내가 친구라고 하면 미란이가 '친구 아니야. 언니잖아' 할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라미란과) 오래된 사이라 ('정년이'에서) 호흡을 (따로) 맞추고 그런 게 없었다. 편했다"고 이야기했다.
문소리의 초심
최근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에서도 문소리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소리는 "무대가 내 시작이었다. 연극을 보고 처음 이런 쪽으로 관심을 갖게 된 거다. 너덜너덜해졌다가 무대에 가면 제대로 서야 한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날 구석구석 들여다 볼 수 있다"면서 초심을 떠올렸다. 연극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순간들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문소리는 올해 연기 인생 25주년을 맞이했다. 그는 25주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연기를) 영원히 할 거니까 세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또한 "작품이 있다는 사실에 늘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재밌게 작업할 여건이 만들어지고 동료가 있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것을 계속될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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