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머스크의 정부효율부 “관료주의 해체” 구조조정 임무
트럼프 선거 자금 1856억 화끈한 지원…‘투자 보답’ 해석
‘입각 땐 이해충돌 논란’은 공무원 아니어서 지적 벗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수장을 맡긴 ‘정부효율부’(DOGE)는 이름과 달리 연방정부의 공식 부처가 아니며 자문기구로 기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가 얼마나 큰 권한을 갖고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와 사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 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가 정부효율부를 이끌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정부효율부를 현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 개발 계획)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정부효율부는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와 낭비성 지출을 줄이고 연방 기관을 구조조정할 길을 닦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작업은 늦어도 2026년 7월4일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미 대선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 7월 트럼프 당선인 지지를 선언한 뒤 그의 승리에 ‘전부 거는’ 모습을 보였다. 지원 유세에도 여러 차례 나섰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정치자금을 대기 위해 슈퍼팩(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정치행동위원회’를 설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가 지난달 16일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위해 쓴 돈은 1억3200만달러(약 1856억원)에 달한다.
이날 인선은 이러한 투자에 확실한 보답이 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를 “새로운 스타” “슈퍼 천재”라고 칭하며 그가 차기 정부에 기여하게 될 것을 일찌감치 암시한 바 있다. 다만 정부효율부는 이름과 달리 연방정부의 정식 부처는 아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부효율부는 정부 외부에서 조언과 지침을 제공하고, 백악관 및 백악관 관리예산국과 협력해 대규모 구조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정부효율부가 일종의 자문기관이나 위원회처럼 운영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효율부와 머스크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갖게 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머스크가 이번 대선을 거치며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입각한다면 기업 소유주로서 이해충돌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머스크가 소유한 스페이스X는 지난 10년 동안 연방정부와 100억달러(약 14조660억원)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테슬라, 스페이스X, 뉴럴링크가 연방기관에서 조사를 받은 건도 최소 20건이기 때문에 머스크로선 ‘자신의 회사를 감독하는 기관을 감독하게 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정부효율부가 정부 부처가 아니라면 그 또한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피해갈 수 있다.
머스크와 함께 일하게 될 라마스와미는 바이오기술 분야 기업가 출신으로, 지난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물러난 후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다. 공직에서 일한 경험은 없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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