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유튜버가 투자 리딩…3200억 코인 사기 ‘사상 최대’

김태희 기자 2024. 11. 1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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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법인 만들어 역할 분담…12억 투자한 피해자도

비상장 코인(가상자산)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 1만5000여명으로부터 3200억원을 편취한 일당이 경찰에 체포됐다. ‘가상자산 투자리딩 사기’ 피해액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범죄단체의 조직 등 혐의로 유사투자자문업체 관계자 등 215명을 검거해 총책인 A씨(40대) 등 12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가상자산 28종을 판매·발행한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1만5304명에게 3256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62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로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운영했다. 2020년 자신이 추천한 주식 종목이 거래 중지돼 회원들로부터 집단 환불 요청을 받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6개의 유사투자자문법인과 10개의 판매법인을 만들었다. 이 법인들에 총괄·중간관리책, 코인발행책, 시세조종책, DB공급책, 코인판매책, 자금세탁책, 자금관리책 등 역할을 분담해 총 15개의 조직을 구성했다. 이어 유튜브 강의 및 광고 등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번호에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원금의 20배’ ‘운명을 바꿀 기회’ ‘아파트 팔고 대출을 받아서라도 코인을 매수하라’ 등의 문구가 쓰였다.

매수를 유도한 코인은 A씨가 자체 발행한 6종의 가상자산이다. A씨는 이 코인들을 해외거래소에 상장한 뒤 시세를 조종했다. 그 밖에 거래량이 거의 없는 22종의 코인도 취급하며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이다. 12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냈다가 손실을 본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로부터 비트코인 22개를 압수하는 한편 478억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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