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62만 유튜버의 3200억 사기

<앵커>

가상자산에 투자하면 앞으로 수십 배가 오를 거라고 속여서 투자자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사기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피해 액수가 무려 3천200억 원대입니다. 구독자가 62만 명인 유튜버가 범행을 주도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이태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형 금고에 5만 원권 현금다발이 가득 차 있습니다.

모두 40억 원.

구독자 62만 명의 유튜버이자 유사투자자문 업체의 대표인 44살 A 씨는 사무실에 이런 금고를 4개나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상화폐, 즉 코인 투자 사기 일당의 총책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A 씨는 자신의 업체가 추천한 주식 종목이 거래 중지돼 집단 환불 요청을 받자 코인 판매 사기에 손을 댔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수집한 정보로 피해자들에게 연락해 가치가 없는 이른바 '잡코인'이나 자체 개발 코인을 팔았습니다.

피해자들에게는 수십 배씩 오를 거고 운명을 바꿀 기회라고 속였습니다.

[판매책 : 있는 거 다 끌어모아서. (발톱, 영혼까지 팔았는데 이제 뭘 팔아요, 또?) 발톱이 있었으니까 손톱도 있고 머리카락도 있고….]

A 씨는 본인 업체의 전문가들을 동원해 가격이 오르는 것처럼 시세를 조종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빼내 불법 대출까지 받기도 했습니다.

[피해자 : (업체에서) 보상을 해주겠다고. 주민등록번호하고 주민증 찍어 달라 하더라고요. 그게 내 정보 주는 거 가지고 대출을 했더라고. 총 3억 한 8천.]

이런 식으로 1만 5천여 명이 3천200억 원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코인 투자 사기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경찰은 유사투자자문 업체 관계자 등 215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A 씨 등 12명을 구속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일당으로부터 22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과 20억 원 상당의 재산을 압수하고, 범죄수익 478억 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와 추징 보전을 신청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남 일, 화면제공 : 경기남부경찰청)

이태권 기자 rights@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