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장기화, 재판 방식 개선하라" 대법원장에 건의
한성희 기자 2024. 11. 13. 21:00
▲ 지난 6월 12일 대법원에서 열린 사법정책자문위원회 1차 회의에서 권오곤 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
대법원 사법정책자문위원회는 민사 항소심과 형사 재판의 진행 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재판 장기화를 방지하도록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건의했습니다.
자문위는 오늘(13일) 오후 6차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건의문을 채택했습니다.
자문위는 "재판의 장기화로 인한 심증 형성의 어려움, 심리 단절, 당사자의 소송비용 증가 등의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복잡한 형사사건에서 신속하고 충실한 재판을 구현하기 위해 심리의 방식을 적정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증거신청과 채택은 필요에 따라 선별적으로 하고, 증인신문은 쟁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서류 증거 조사도 합리화해야 한다고 건의했습니다.
주요 사건에서 증인을 수십 명씩 신문하고 수백 권의 수사 기록을 일일이 조사하느라 재판이 늘어지는 것을 방지하자는 차원입니다.
자문위는 "피고인이 공소제기(기소) 직후 신속하게 검사 보관 증거서류를 열람·복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간 복잡한 사건에서는 피고인 측에서 아직 증거를 전부 열람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재판이 공전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아울러 "피고인이 자백하는 경우 외에도 쌍방 당사자가 동의하는 경우 간이공판절차에 회부할 수 있는 새로운 요건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간이공판 절차란 증거조사를 간소하게 하고 증거능력의 제한을 완화한 재판 방식을 말합니다.
자문위는 또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재판에 불출석한 경우 재판 진행 단계를 고려해 소송촉진 특례법상 불출석 재판의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민사소송 항소심에 관해서도 "항소이유를 중심으로 하는 집중된 심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원래 민사소송에서는 항소이유서를 낼 필요가 없었으나 내년 3월부터는 의무화되는데, 이를 위한 조처가 필요하단 겁니다.
자문위는 "항소이유에 기반한 쟁점과 심리 대상에 초점을 맞춘 증거의 일괄적인 신청 및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증거조사 지연으로 인한 심리 장기화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국민 눈높이에 맞춘 '쉬운 판결문'의 필요성도 주문했습니다.
자문위는 "항소이유에 대한 답변 기능을 강화한 항소심 판결서 작성을 통해 국민이 판결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자문위는 법원조직법에 명시된 자문기구로 대법원장이 내놓은 안건을 심의하고 그 결과를 대법원장에게 건의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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