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오전 10시 /손무경

지춘화 시조시인 2024. 11. 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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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부드럽게 데워진 대기와 땅을 흐르는 시간들의 조화로운 몸짓이 시작된다.

내가 만든 발자국이 몸집을 키우고 그림자가 되어 무성한 기억을 일으켜 세운다.

모진 강풍이 불어도 맑은 노래는 차오른다.

이제 기억을 거둬들이는 시간, 좋은 기억은 남기고 얽히고설킨 설익은 기억은 지우자, 무성했던 여름 한 철, 매서운 태풍을 이겨낸 나무처럼 삶이란 나무가 다시 뿌리 내릴 수 있는 힘을 얻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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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조시인협회 국제신문 공동기획

자기보다 더 큰 그림자를 만드는 나무

스스로 살아있음을 뜨겁게 증명한다

삶이란 문득 원시림 같은 기억을 지우는 일


오전 10시, 부드럽게 데워진 대기와 땅을 흐르는 시간들의 조화로운 몸짓이 시작된다. 잉태된 생명은 싹을 틔우고 물을 길어 올려 혼신의 힘으로 자신의 성장에 집중한다. 청춘의 푸른 머리칼을 휘날리며 인생의 10시를 지나고 있다. 꿈을 세우고 뜨거운 청춘을 지나온 시인의 눈부신 마음을 읽는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음을 그림자는 증명한다. 내가 만든 발자국이 몸집을 키우고 그림자가 되어 무성한 기억을 일으켜 세운다. 모진 강풍이 불어도 맑은 노래는 차오른다. 엉클어진 기억의 숲에서도 작은 행복을 키우며 삶을 살찌운다.

이제 기억을 거둬들이는 시간, 좋은 기억은 남기고 얽히고설킨 설익은 기억은 지우자, 무성했던 여름 한 철, 매서운 태풍을 이겨낸 나무처럼 삶이란 나무가 다시 뿌리 내릴 수 있는 힘을 얻도록 해야겠다. 새삼 오늘의 의미가, 무성한 원시림 속에서 올곧은 소나무 한 그루 키우는 법을 찾는 것이라는 생각이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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