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감성에 흠뻑…료칸서 색다른 하룻밤…부산을 돌며 세계여행

김미주 기자 2024. 11. 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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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즐기는 이국 정취

- 유럽풍 장림포구 ‘부네치아’각광
- 레인보우 브리지로 접근성 높여
- 다대포, 보라카이 같은 일몰 장관

- 기장군에 위치한 호시카게 료칸
- 인테리어·음식 일본 전통 그대로
- 객실 히노끼탕 즐기는 묘미까지

여행자에게 ‘볼거리’와 ‘먹거리’ 중 어디에 중점을 둘지는 늘 고민이다. 관광객의 취향과 여행하려는 지역의 특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부산은 두 가지 모두에서 뒤지지 않는 강점을 지닌다. 먹거리를 우선한다면, 돼지국밥과 밀면 씨앗호떡 등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들이 우선순위에 오른다. 이로써 끼니와 간식은 자연스레 결정된다.

‘부산의 베네치아’를 뜻하는 ‘부네치아’로 유명한 사하구 장림포구. 사하구 제공


볼거리는 여행의 목적과 취향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어 고민해 볼 수 있다. 바다와 산, 마천루를 아우르는 부산은 휴양과 도심 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도시다. 피란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오래된 동네와 현대적인 마천루가 들어선 도심 등 상반된 분위기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부산의 특징이다. 그래서 ‘부산다운’ 곳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SNS를 통해 대부분의 지역 여행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 단순한 ‘부산다운’ 매력보다는 오히려 해외에 온 듯한 ‘이국적인’ 장소를 찾는 관광객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팬데믹 이후 국내의 이국적 여행지가 더 주목받았다.

부산에도 이 같은 경향을 갖춘 이국적 명소가 많다. 부산만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해외에 온 듯한 색다른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1박 2일, 부산에서 세계 일주’ 코스를 제안한다.

▮‘부네치아’에서 인생샷 찍고

알록달록한 유럽풍 건물과 아기자기한 작은 배들이 오가는 부산 사하구 장림포구는 ‘부산의 베네치아’를 뜻하는 ‘부네치아’로 이미 전국구 명성을 얻은 곳이다. 어항을 정비하고 문화촌과 놀이 시설 등 관광객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는 명소화 사업을 통해 SNS 인생샷 명소로 급부상하며 인기를 얻게 됐다.

다대포 바닷길이 마을 안쪽까지 길게 들어오고 작은 배들이 오가는 이곳은 부산만의 매력을 지니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때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지 않고 ‘사진을 찍고 나면 다른 볼거리가 없다’는 아쉬움으로 관광객 발길이 뜸하기도 했지만, 꾸준히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를 확충하며 다시 주목받는다. 최근에는 포구를 잇는 아치형 보행교 ‘레인보우 브리지’가 설치되어 이국적 낭만을 더하며 여행객을 불러 모은다. 이전에는 포구를 건너려면 길게 우회해야 했는데 이런 불편함이 해소된 것이다. 이국적 분위기뿐만 아니라 부산 특유의 정겨운 어촌 매력도 간직한다. 포구를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서 바다 내음과 어촌 특유의 소박함이 느껴져 장림포구만의 낭만을 더해준다. 알록달록한 건물들과 푸른 포구가 어우러진 정취는 특히 맑은 날 더 빛을 발한다.

▮‘부산의 보라카이’서 일몰 산책

전국 최고의 일몰 명소인 부산 다대포해수욕장. 온 세상이 주황빛으로 물들자 연인이 다정하게 노을을 바라보고 있다. 이창우 산행대장 제공


부산 사하구에 있는 다대포해수욕장은 길이 850m, 폭 65~330m에 달하는 넓은 백사장 덕분에 일몰 시간 드라마틱한 풍광을 볼 수 있는 일몰 명소로 유명하다. 해가 지며 하늘과 바다가 온통 붉고 보랏빛으로 물드는 모습이 필리핀 보라카이의 해변을 떠올리게 해 ‘부산의 보라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다대포 일몰에 빠져 있다가 물(밀물)이 들어오는지도 몰라 신발이 다 젖었어요.” 일몰의 매력에 푹 빠진 한 관광객의 후기다. 드넓은 바다에 반사된 노을빛 풍경은 평화로우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탁 트인 시야와 고운 모래사장은 마치 이국적인 열대 해변에 온 듯한 느낌을 더해준다. 다대포는 바람이 잘 불고 파도가 잔잔해 윈드서핑을 즐기기에도 적합한 곳으로 입소문이 나며 더욱 주목받는다. 또한 계절에 따라 변하는 일몰의 색감도 다대포만의 매력이다. 여름에는 노을과 구름이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면, 요즘 같은 쌀쌀한 계절에는 푸른 하늘 아래로 선명하게 떨어지는 붉은 태양을 감상할 수 있다. 일몰에 맞춰 운영되는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노을빛과 함께 춤추듯 분사되는 풍광은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일본 전통 료칸 감성 제대로

일본 료칸 감성 가득한 부산 기장군 호시카게 료칸. 김미주 기자


일본의 료칸 감성을 만끽하고 싶다면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호시카게 료칸 동부산점이 제격이다. 목재 건축물로 지어진 외관은 일본 전통 료칸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며, ‘큰 별빛’을 뜻하는 호시카게라는 이름에 걸맞은 웅장함도 느껴진다. 내부 인테리어와 음식 역시 일본 전통 료칸의 느낌을 그대로 담고 있어, 이곳에 머무는 동안 부산에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호시카게 료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객실마다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히노끼(편백나무) 탕이다. 길이 4m가량의 기다란 원목 히노끼 욕조는 온 가족이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기에 충분하며, 피톤치드를 방출하는 편백나무로 스트레스 해소와 피로 회복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목욕 후에는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유카타와 나막신을 착용하고 료칸에 온 듯한 재미를 더해보자.

호시카게 료칸의 일본식 석식. 김미주 기자


이곳에 머물면 저녁과 아침식사 역시 일본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저녁에는 객실에서 외부와 접촉 없이 편안하게 이곳에서 제공하는 카이세키 석식을 먹으면 된다. 고기 회 튀김 등 다양한 요리가 푸짐하게 구성돼 가족끼리 오붓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맛집 강자 다 모인 차이나타운

호시카게 료칸에 전시된 일본풍 인력거. 김미주 기자


기차를 이용하는 여행객이라면 부산역 인근 ‘차이나타운’에서 볼거리와 먹거리를 모두 즐겨도 좋다. ‘한국 속 작은 중국’이라 불리는 이곳은 19세기 말부터 부산에 정착한 중국인들이 형성한 유서 깊은 거리로, 중국과 러시아 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붉은 등불과 화려한 중국풍 건물, 러시아어 간판과 상점들이 한데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차이나타운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만두 맛집 ‘신발원’과 ‘마가만두’를 비롯해 3대째 이어져 온 중화요리 전문점 ‘홍성방’, 영화 ‘올드보이’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장춘방’ 등 내로라하는 맛집이 모여 있다. 또한 현지 느낌을 살린 중국 및 러시아 식자재와 기념품 가게도 있어 부산의 다채로운 문화적 색깔을 경험하기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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