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아동, '이것' 섭취 많을수록 지방간 위험 ↑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2024. 11. 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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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식품 섭취가 비만 아동∙청소년의 대사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특히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은 적게 섭취하는 그룹에 비해 지방간 위험이 1.7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가공식품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비만 아동, 초가공식품 섭취 많을수록 대사질환 위험↑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초가공식품 섭취가 비만 아동∙청소년에서도 대사이상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을 국내 처음으로 규명하고, 그 연구 결과를 영양 및 건강분야 국제학술지(Nutrients)에 게재했다고 12일 밝혔다.

초가공식품은 식품의 보존성, 맛, 편의성을 위해 산업적인 공정을 거쳐 식품에서 추출되거나 합성된 물질을 함유하는 식품이다. 가공 과정에서 당, 가공식품, 염분 등이 많이 들어가고 비타민, 섬유소 등 영양소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초가공식품으로는 음료, 즉석식품,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 스낵류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립보건연구원 연구진은 체질량지수(BMI)가 상위 15%에 속하는 8~17세 비만 아동과 청소년 149명을 대상으로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을 확인하고, 초가공식품 섭취와 대사이상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 아동∙청소년은 하루 섭취 식품량의 20.4%, 하루 섭취 에너지의 25.6%를 초가공식품으로 섭취(중앙값 기준)하고, 섭취 수준이 가장 높은 군은 하루 섭취 식품량의 38.0%, 하루 섭취 에너지의 44.8%를 초가공식품으로 섭취함을 확인했다.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에 따른 대사이상 유병 위험|출처: 질병관리청

또한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이 가장 높은 군은 가장 낮은 군에 비하여 지방간 위험이 1.75배, 혈당 조절이 원활하지 못하여 혈액에 인슐린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상태인 '인슐린 저항성' 위험이 2.44배 높음을 확인했다. 특히 간지방이 10% 이상인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 위험은 4.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특히 섭취하는 식품 중 초가공식품 비율이 10% 증가할 때마다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질환(MASLD) 유병 위험이 1.37배, 인슐린 저항성 유병 위험이 1.3배 증가했다며 대사질환 유병 위험을 낮추기 위해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지방간질환이란, 지방간 환자가 △비만 △혈당장애 △높은 혈압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 등 대사증후군 위험인자 5개 중 1개 이상을 가진 경우를 말한다.

한편, 본 연구에 참여한 비만 아동·청소년에서 정확한 지방간 평가를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지방간을 측정하였는데, 참여자의 83%가 지방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경우는 62.8%로 비만 아동에서 지방간과 제2형 당뇨 위험이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만병의 근원 초가공식품, 조금씩 줄여나가야
초가공식품은 맛과 편리함으로 사람들을 유혹해 건강을 해친다. 국내외에서 발표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초가공식품 섭취는 비만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10% 증가할 때마다 과체중∙비만∙복부비만 위험이 각각 7%, 6%, 5% 높아진다고 밝힌 연구도 있다.

비만은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 주의해야 하지만, 소아에서 특히 주의가 당부 된다. 하이닥 소아청소년과 상담의사 박상규 원장(아이봄소아청소년과의원)은 "소아비만은 성인비만과 다르게 지방 세포의 수를 늘리며, 이로 인한 악영향은 성인이 될 때까지 이어진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따라서 소아에서는 인스턴트 음식 등 초가공식품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으며 신선한 재료로 직접 조리한 음식 위주로 먹는 것이 권고된다"고 덧붙였다. 박 원장에 따르면 소아 비만을 예방, 치료하는 첫 단계는 규칙적이고 좋은 식습관이며, 이를 기본으로 신체활동과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이 밖에도 초가공식품은 암, 당뇨병, 우울증 등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되고, 뇌졸중 발생 및 인지기능 저하와도 연관되어 있다. 초가공식품이 여러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도 다수 나와 있다. 따라서 평소 초가공식품을 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초가공식품을 한 번에 줄이면 좋겠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초가공식품도 술처럼 중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음식중독합의회의(IFACC)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논문 281편을 분석한 결과 성인 14%, 청소년 12%가 음식 중독을 보였으며 주로 중독된 음식은 초가공식품으로 분석됐다. 심지어 초가공식품 중독 수준은 술(14%), 담배(18%)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높은 중독성 탓에 초가공식품을 줄이려고 다짐했다가 다시 찾는 이들이 많다. 또, 특정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먹고 싶어지는 법이다. 따라서, 한 번에 끊기 힘들다면 우선 초가공식품을 건강한 음식으로 하나씩 바꿔 가는 것부터 시작하길 권한다. 과일 요거트 대신 당분 함량이 적은 그릭 요거트를 선택하고, 입이 심심할 때 과자나 젤리 대신 채소나 과일을 먹는 식이다. 아울러, 평소 영양 성분표를 확인하여 당분,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경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박상규 원장(아이봄소아청소년과의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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