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에 흔들린 `반도체·차·화학`…한국경제 취약점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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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과 함께 트럼프 2기 관세 폭탄이 현실로 다가오자 반도체와 자동차, 화학 등 수출 주력 업종의 주가가 특히 더 많이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을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석유제품, 석유화학,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제품 등의 순이고, 주요 대기업들이 이 업종에 대거 포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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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과 함께 트럼프 2기 관세 폭탄이 현실로 다가오자 반도체와 자동차, 화학 등 수출 주력 업종의 주가가 특히 더 많이 떨어졌다. 이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부 제품에만 의존하는 우리 산업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을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석유제품, 석유화학,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제품 등의 순이고, 주요 대기업들이 이 업종에 대거 포진돼 있다. 수출로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우리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제 막 시작되는 트럼프발 자국 우선주의 정책과 환율 상승세를 버텨낼 수 있을지 우려된다. 대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고, 이 경우 이미 코로나19 위기와 고금리 등으로 약해질 대로 약해진 협력사들은 고사 위기에 빠질 수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위 종목 가운데 비제조업인 네이버와 신한지주를 제외한 18개 상장사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 가운데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한국 수출의 2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날 하루에 각각 4.53%, 1.56% 하락했고, 마찬가지로 자동차 투톱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주가 역시 각각 3.43%, 1.20% 빠졌다. 철강산업을 대표하는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도 5.25% 급락했고, 화학 대장주인 LG화학도 5.40%나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의 취약한 기초체력을 여실히 보여준 하루였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관세 정책에 따른 미국 경제 움직임에 우리나라 환율이나 증시가 많이 연동되는 취약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3대 수출 품목에 대한 전체 수출 의존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더구나 내수가 수출 둔화를 상쇄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안팎에 이르고, 현대차 역시 수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다. 여기에 반도체는 아직도 중국 매출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트럼프의 대중 관세폭탄의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반도체와 자동차산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칩스법) 폐기 우려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칩스법에 따라 미국 정부로부터 64억달러(약 9조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는데,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 이 약속이 파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마찬가지로 IRA 보조금으로 겨우 적자를 메우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역시 하루 새 3.51% 급락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선거 결과 정권이 교체되며 기대했던 이익이 줄고, 다양한 관세 조치로 통상 환경이 악화하는 것은 불가피해보인다"면서도 "냉철하게 득실을 따져보고 한국과의 파트너십 가치를 적극 설명해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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