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출금리, 대기업보다 낮아져…8개월째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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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부터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대기업 대출금리보다 낮아진 '금리역전' 현상이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국내 예금은행의 지난 9월 중소기업 평균대출금리는 연 4.74%로, 대기업 평균금리(연 4.81%)보다 낮다.
2021년 1월 이후 월별로 보면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대기업금리보다 통상 50bp(1bp=0.01%포인트)가량 높았으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3.50%)을 시작한 2023년 2월께부터 금리 차이가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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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연 4.74% vs 대기업 4.81%
3%대 대출은 중기가 대기업 2배
“대기업은 신용, 중기는 담보대출 위주
정책대출 증가에 따른 금리우위 현상”
지난 2월부터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대기업 대출금리보다 낮아진 ‘금리역전’ 현상이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시설자금 대출금리가 운전자금 금리보다 훨씬 빠르고 가파르게 떨어지는 추세도 관찰된다. 정책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국내 예금은행의 지난 9월 중소기업 평균대출금리는 연 4.74%로, 대기업 평균금리(연 4.81%)보다 낮다. 지난 2월 중소기업(4.98%)이 대기업(5.11%)보다 낮아진 이후 금리 역전 현상은 8개월째 진행 중이다. 2021년 1월 이후 월별로 보면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대기업금리보다 통상 50bp(1bp=0.01%포인트)가량 높았으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3.50%)을 시작한 2023년 2월께부터 금리 차이가 축소됐다.
전체 예금은행에서 금리 수준별 대출액(신규취급액 기준)이 신규취급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중소기업 금리 우위’ 현상이 더 선명하게 관찰된다. 지난 9월 기준 중소기업 및 대기업의 각각 신규 대출액 대비 금리 ‘3%~4% 미만’ 대출 비중은 중소기업 23.1%, 대기업이 12.2%다. 중소기업이 3%대 저금리 대출을 대기업보다 두배 더 받는 것이다. 금리 ‘4~5% 미만’은 중소기업 36.8%, 대기업 55.4%이고, 금리 ‘5~6% 미만’은 중소기업(28.5%)과 대기업(27.2%)이 엇비슷하다. 앞서 지난 8월에는 3%대 저금리 대출 비중이 중소기업이 27.8%로, 대기업(6.9%)을 크게 앞질렀다.
금리 수준이 정점에 들어선 2022년 8월께부터 연 3%대 금리 대출은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거의 자취를 감췄는데, 금리 정책전환(인하 사이클) 기대감이 확산한 올해 4월에 중소기업 신규 대출액 중 20%가 ‘3%대 금리’로 집행됐다. 이때부터 중소기업 신규대출 중 20~27%가 3%대 금리로 공급되고 있다. 반면 대기업 신규 대출 중 3%대 금리 공급 비중은 지난 9월에서야 10% 수준(12.2%)에 도달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런 현상에 대해 “대기업 대출은 신용대출이 대부분이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담보대출 위주인 데다 정부 보증부대출과 한국은행 금융지원중개대출(연 2.0%) 등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 대출 공급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라는 뜻이다.
대출 용도에서도 대출금리 추이는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시설자금(생산설비 구입 및 정보화 구축 자금 등) 대출금리가 운전자금(인건비·관리비 등 일반경비 운영자금) 대출금리보다 훨씬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지난 9월 예금은행의 시설자금 대출평균금리는 연 4.18%로, 운전자금 평균금리(4.99%)보다 81bp 낮다.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대출금리는 2021년 1월 이후 약 10bp 차이를 유지하면서 시설자금 대출금리가 ‘약간 낮은’ 편이었는데, 고금리 정점 시기(2022년 말)를 통과하면서 이 격차가 매월 50bp가량으로 벌어지더니 이제는 시설자금이 운전자금에 견줘 80bp나 낮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운전자금 금리는 지난해 12월 5.34%에서 지난 9월 4.99%로 하락했지만, 같은 시기에 시설자금 금리는 5.12%→4.18%로 거의 100bp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리역전 현상이 지속하자 은행권에서는 수요가 견조하고 금리 마진이 높은 대기업대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전년 말 대비 대기업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의 증가액은 똑같이 28조1천억원으로 신규 기업대출 총액 중 대기업대출 비중이 50%에 이른다. 이는 2020년 이후 최대폭이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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