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타는 집에 갇힐라…'수해 집중' 반지하 대책, 불은 놓쳤다
【 앵커멘트 】 얼마 전 서울의 반지하 주택에서 불이 나 주민이 숨졌습니다. 반지하 안전 대책이 물막이판 설치 같은 수해 예방책에 집중되는 사이 화재에 공백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일 서울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불이 났습니다.
60대 남성이 제때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는데, 창문엔 창살로 된 방범창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이웃 주민 - "방범창이 설치돼 있었어요?" - "네네. 쿵 하는 소리가 나서 내려왔더니 불이 붙어서 소방서에 바로 신고했죠."
▶ 인터뷰(☎) :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한쪽 출입문이 화재나 어떤 원인에 의해서 대피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오도 가도 못하는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2022년 물에 짐긴 반지하 주택에서 3명이 숨지자 지자체들은 물막이판과 안에서 열 수 있는 개폐식 방범창 설치를 지원했습니다.
서울 주택가를 돌아보니 물막이판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반면 개폐식 방범창은 찾을 수 없었고 모두 단단히 고정된 일반 방범창이었습니다.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을 위주로 설치하다 보니 공백이 생긴 겁니다.
수해 예방책으로 내놓은 물막이판이 대피를 막기도 합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창살을 뜯으려면 밖으로 밀어내야 하는데, 물막이판이 창살과 딱 붙어 있어 밀어내기가 어렵습니다."
운이 좋게 방범창을 뜯어낸다 해도 몸이 빠져나가기엔 틈이 좁습니다.
화재까지 고려해 방범창을 개선하고, 비교적 예산이 적게 드는 단독형 화재 감지기 보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영주 /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빨리 화재를 인지할 수 있으면 그만큼 정상적인 출구로 대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반지하 가구는 32만 가구로 추산됩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이새봄 영상제공 : 서울 강북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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