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린 韓증시…코스피 시총 2000조 붕괴

박호걸 기자 2024. 11. 1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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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여파로 국내 증시가 또 속절없이 녹아내렸다.

국내 증시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급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칩스법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짓고 보조금을 받기로 했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

미국 대선일인 지난 5일 오전에는 7만 달러를 밑돌았으나 트럼프 당선 이후 30%가량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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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만1000원도 깨져 ‘4만 전자’ 코앞

- 코스피 2417.08로 2.64% 하락
- 트럼프 효과 가뜩이나 불안한데
- 칩스법 폐기설, 반도체 ‘와르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여파로 국내 증시가 또 속절없이 녹아내렸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2000대 아래로 내려갔고, 코스닥은 600대에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5만 원대가 깨질 위기에 처했다.

코스피가 나흘째 급락세를 지속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5.49포인트(2.64%) 내린 2417.08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13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65.49포인트(2.64%) 내린 2417.08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13일(2403.76) 이후 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전날 하락폭 49.09포인트(1.94%)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해 2400선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0.87포인트(2.94%) 하락한 689.65에 장을 마쳐 700선을 내줬다.

코스피가 나흘째 급락세를 보이면서 시총은 1970조663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2000대를 밑돌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장중 5만500원까지 밀리면서 52주 신저가를 다시 갈아치웠다.

국내 증시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급락하고 있다. 미 대선 이후 코스피는 6.20%, 코스닥은 8.27% 떨어져 일본 닛케이225지수(0.64%), 대만가권지수(-1.07%)보다 큰 충격을 받았다. 달러 강세와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 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의 영향으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주식 7105억 원어치를 매도해 하락세를 주도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반도체법(칩스법)을 수술대에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반도체 관련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2022년 8월 제정된 ‘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생산 보조금과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칩스법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짓고 보조금을 받기로 했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규제를 강화하면 반도체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트코인에는 돈이 몰린다. 이날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오전 6시께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40% 오른 9만45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를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미국 대선일인 지난 5일 오전에는 7만 달러를 밑돌았으나 트럼프 당선 이후 30%가량 급등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10원 선을 넘어 2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6.5원 오른 1410.0원에서 출발한 뒤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1406.6원을 기록했다. 주가 거래 종가 기준 2022년 11월 4월(1419.2원)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상황이 안정되면 반등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은 직접적인 피해가 없으니 차기 정부 기대감으로 상승 중이지만 한국은 수요시장의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 시계를 흐리게 하고 있다”며 “트럼프 1기에도 정부가 구성되고 정책 윤곽이 잡히면서 한국 시장은 안정을 찾았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멈추면 금리 인하, 달러화 변화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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