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대만은 화약고…한국 냉전시대 독일·프랑스에서 배워야”

박민희 기자 2024. 11. 13. 19: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동아시아에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것을 막으려면 시민사회의 연대, 현실주의적 상황 관리, 군산복합체의 해체 등이 중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데이비드 바인 미국 아메리칸대 교수는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일으키는 군산복합체의 위협을 경고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3일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아펙 하우스에서 열린 제20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1세션이 ‘동아시아는 어디로?’를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차창훈 부산대 교수, 차태서 성균관대 교수, 요시오카 다쓰야 피스보트 대표, 데이비드 바인 아메리칸대 교수, 차이둥제 대만 국립중흥대 교수. 부산/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동아시아에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것을 막으려면 시민사회의 연대, 현실주의적 상황 관리, 군산복합체의 해체 등이 중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2024 한겨레-부산 심포지엄 1세션은 차창훈 부산대 교수의 사회로 ‘동아시아는 어디로’를 주제로 동아시아에서 고조되는 전쟁 위기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 30년 넘게 일본 평화운동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피스보트의 요시오카 다쓰야 대표는 ‘시민단체의 연대와 힘’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엇을 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동아시아의) 우리가 어떻게 트럼프를 움직일까라는 질문이 중요해진다”고 했다. 그는 “2019년에는 트럼프가 북한과 정상회담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우리(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가 협력해서 안정적인 평화를 이 지역에서 만들어내야 한다. 미래는 우리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요시오카 대표는 핵전쟁의 위험이 더는 허구가 아니라고도 경고했다. 그는 “핵무기는 절대적인 위협이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들은 가자지구의 참상을 보면서 곧바로 원폭의 경험을 떠올렸다”면서 핵전쟁을 막고 가자지구 등에서 학살을 끝내야 할 절박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차태서 성균관대 교수는 오늘날의 신냉전 시기에 과거 냉전 시대의 교훈을 되살려 ‘소극적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며 타협해가는 현실주의적 해법을 제안했다. 차 교수는 “우크라이나, 대만, 한반도는 강대국의 세력권이 충돌하는 단층선 위에 있는 ‘화약고’라는 점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종결되느냐에 따라 시진핑의 대만에 대한 전략, 김정은의 생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헤게모니가 작동하지 않는 새로운 국제정세 속에서 “북한은 새로운 길, 전면 돌파전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비핵화는 장기적인 목표로 미뤄둘 수밖에 없고 현재는 군비 통제를 통해 ‘핵무기와 함께’ 상황을 관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현실적 목표”라고 진단했다. 차 교수는 그러면서 “구냉전의 교훈을 잘 살려서 신냉전의 소극적 평화와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련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나토(NATO)에 가입했지만 나름의 구상과 전략을 폈던 프랑스와 서독처럼, 한국과 일본도 미국과 협력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거리를 두고 독자적 전략을 펴는 것이 사활적인 화두”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바인 미국 아메리칸대 교수는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일으키는 군산복합체의 위협을 경고했다. 그는 “세계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고 미국이 너무 많은 전쟁에 개입되어 있다”며 “전쟁에서 이익을 얻고 전쟁을 부추기는 전쟁 시스템과 군산복합체를 해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 중국, 러시아, 한국에서까지 군산복합체가 점점 세력을 확장하고 평화를 위한 노력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전쟁에 대비하는 전략이 오히려 전쟁을 일으키는 자기충족적 예언이 되지 않도록, 3차대전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반전을 강조하고 군산복합체를 없애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은 긍정적”이라고도 했다.

부산/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