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고 뜯기고 잘리고…천연기념물 ‘연산호 군락’ 훼손 심각
[KBS 제주] [앵커]
제주 바다의 연산호 군락은 해양 생태계의 보고로 불릴 만큼 그 가치가 뛰어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제주도가 연산호 보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연구 용역한 결과 낚싯줄과 폐그물 등 어구에 의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수중 생태계를 품고 있는 서귀포 문섬과 범섬 일대.
바닷속에 펼쳐진 연산호 군락은 마치 한 폭의 풍경 수채화를 수놓은 듯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자태도 잠시, 낚싯줄에 칭칭 감긴 연산호가 곳곳에 보입니다.
인근 섶섬 바닷속 상황도 마찬가지.
거대한 폐그물이 아예 연산호 군락을 완전히 뒤덮었습니다.
스스로 움직이지도 못해 감기고, 잘리고, 뜯기며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최근 발표한 용역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문섬과 범섬, 섶섬과 송악산 인근 30개 특정 해역에서 138건의 연산호 군락 훼손이 발견됐습니다.
이 가운데 낚싯줄이 87건으로 63%를 차지했고, 일반폐기물과 폐어구가 뒤를 이었습니다.
용역진은 주변 어선의 항적과 어떤 어구를 쓰는지 파악하고,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어촌계와 레저업계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태 휴식제 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윤상훈/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전문위원 : "거문도에 국립공원공단에서 낚시 휴식년제 이런 것들을 지역 주민들하고 같이 협의해서 했던 사례들이 있는데 바다 쓰레기, 레저 낚시가 많은 지역들은 일부 휴식년제 같은 걸 도입해서."]
고수온으로 연산호 군락이 녹아내리는 등 기후 위기에 따른 산호 생태계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정밀 관측이 매우 중요하다고도 제시했습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이번 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
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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