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투자 이민’ 140조 넘었다…날개 단 ‘서학개미’
[앵커]
우리 증시가 부진하다보니 요즘 해외주식, 특히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 개미'가 많이 늘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도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나 우리 돈 14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남성은 매달 100만 원씩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수익률은 약 30%.
배우자도, 자녀 계좌로도 미국 주식을 거래합니다.
[미국 주식 투자자 : "국내 주식 안 한 지는 한 4~5년 된 것 같은데요. (미국 주식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거라는 그런 믿음이 있어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이달 들어 천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기록을 썼습니다.
우리 돈 143조 원 규몹니다.
증가 속도도 심상치 않습니다.
1년 전보다 60% 늘었고 최근 한 달 동안만 10% 넘게 증가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 중인 종목은 트럼프 당선 효과로 최근 주가가 급등한 테슬라였습니다.
엔비디아, 애플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봅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경제전망실장 : "우리나라가 최근 들어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모습이거든요. (미국) 나스닥에서 새로운 기술로 갑자기 급부상하는 기업들이 많거든요."]
이런 움직임에는 후폭풍도 따를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달러를 사들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달러 몸값은 올라가고 원화 가치는 더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또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나타납니다.
우리 기업들 돈줄이 마를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김정식/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국내에서 주식 투자가 줄어들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기업 주가 저평가)가 발생하면서 돈이 다시 빠져나가는 이런 현상(악순환)도 나타는 것이죠."]
서학개미의 증가는 올라간 투자자들 눈높이를 보여줍니다.
우리 기업들은 투자 가치를 스스로 올려야 하고 정부는 주주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의 질서를 갖춰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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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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