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에 불만”... 中 체육센터로 차량 돌진 테러, 35명 숨져

11일 오후 중국 남부 광둥성 주하이시의 한 스포츠센터 앞에서 60대 남성이 차량으로 시민들을 들이받아 78명의 사상자를 냈다./X

중국 광둥성에서 차량 돌진 사건으로 7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중국 공안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7시 48분쯤 판모(62)씨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몰고 주하이 체육센터로 난입해 육상 트랙에서 운동하고 있던 시민들을 무작위로 들이받아 35명의 사망자와 43명의 부상자를 냈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건이 대형 재해를 제외하면 37명이 사망한 2014년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칼부림 테러 사건 이후 사망자가 가장 많은 참사라고 전했다.

중국 공안은 판씨가 이혼 후 재산 분할 결과에 불만을 갖고 있던 것이 범행 동기라고 발표했다. 일각에선 그러나 중국 경기 하락 속에 사회적 불만이 폭발하면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중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9월 상하이에서는 대형 마트 칼부림 사건(18명 사상)이 발생했고, 같은 달 광둥성 선전에선 등교하던 일본 초등학생이 중국인에게 흉기로 살해당했다. 지난달에는 베이징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나 5명이 다쳤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중국에 총이 있었다면 지금쯤 우리는 (스트레스로 인해) 모두 서로를 죽이고 있을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중국 당국은 사건의 파장 확산을 최대한 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안 당국은 사상자 수를 사건 발생 만 하루가 지난 뒤에 발표했다. 사건 이튿날 개막한 중국 최대 에어쇼(주하이 에어쇼)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늑장 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건 관련 검색어는 13일 오후 검열돼 사라졌다. 사건 현장 보안 요원들은 주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도하기 위해 가져온 꽃다발과 촛불 일부를 바닥에 내려놓기도 전에 치웠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지도부가 국민 안전 보호에 실패하면 당의 정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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