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계약 해지' 카드 꺼냈다..뉴진스, 결국 어도어와 갈라설까[종합]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를 상대로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커리어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최악의 경우 어도어와의 계약해지는 물론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생겼다.
뉴진스는 13일 김민지, 하니 팜, 마쉬 다니엘, 강해린, 이혜인 등 멤버 5명의 본명으로 내용증명을 어도어에 발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멤버들은 내용증명에서 "이 서신을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말씀드리는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사항을 모두 시정하라"라고 요구했으며 시정을 원하는 구체적인 요구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뉴진스는 "어도어가 시정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속계약을 해지할 예정임을 알린다"며 "현재 뉴진스 멤버들의 가족, 친지와 관련된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고 있는데, 뉴진스는 이러한 소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거짓 소문을 퍼뜨려 뉴진스를 음해하는 자들이 있다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어도어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아직 발신된 내용을 받지 못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로써 뉴진스는 데뷔 이후 2년 4개월 만에 K팝 신 활동 최대 위기이자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2022년 7월 혜성처럼 등장하며 데뷔곡 'Attention', 'Hype Boy'을 연달아 히트, 4세대 걸그룹 판도를 뒤집어놓았던 뉴진스는 SM엔터테인먼트를 거쳐 하이브 CBO로 합류한 민희진 대표이사의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안그래도 쏟아지는 아이돌 데뷔 홍수 속에 기존의 틀을 깨는 전략을 갖고 나온 뉴진스는 다소 미니멀하고 임팩트가 적지 않냐는 데뷔곡 'Attention'을 향한 우려에도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결과적으로 뉴진스만의 느낌을 어느정도 인정받는 데 성공했다.
구체적인 수치로도 뉴진스는 빠르게 성과를 이끌어냈다. 2022년 활동곡 'Attention' 'Hype Boy' 'Cookie'는 이미 국내 음원차트 석권과 함께 2022 Asia Artist Awards 신인상 대상 동시 석권으로 일찌감치 최고의 자리에 섰고 이 기세를 모아 뉴진스는 'Ditto'로 스포티파이 한국 주간 톱 아티스트 1위를 찍었고 'OMG'를 통해 자체 최단 기간 뮤직비디오 1000만 돌파(58시간)와 함께 37개국 유튜브 급상승 뮤직비디오 1위에도 올랐다. 'OMG' 앨범은 발매 하루만 48만, 이틀만 하프 밀리언셀러를 거쳐 초동 80만장을 넘어섰다.
2023년과 2024년에도 순항은 계속됐다. 민희진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Super Shy' 'ETA' 'Bubble Gum' 'Supernatural' 등 내놓은 컴백작 모두 매력적인 콘셉트로 글로벌 영향력을 이끌어냈고, 연말 시상식에서도 대상급에 준하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하지만 하이브의 4월 민희진 대표 감사권 발동과 함께 중대한 파장은 점점 커져만 갔고, 결국 뉴진스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민희진 대표는 어도어에서 해임돼야 했고 이후의 법정 소송이 이어지며 여전히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었고 당연히 이를 모를리 없는 멤버들을 향한 팬들과 대중의 걱정, 그리고 곱지 않은 시선 등이 더해졌다.
일단 멤버들은 민희진 대표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있는 모습이다. 급기야 멤버들은 유튜브 라이브를 직접 켜고 하이브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에 이르렀다.
영상에서 멤버들은 "민희진 대표님이 시킨 것 아니냐는 엉뚱한 말이 있을지 걱정이 있다. 그러나 이 라이브 방송은 우리가 확실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준비한 라이브"라고 운을 떼고 데뷔 전 사적 기록 유출, 하니가 당했다는 왕따 사례,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감독과의 갈등 등을 언급하고 "하이브가 정말 뉴진스를 위한 회사인지 의구심이 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뉴진스는 하이브를 '비인간적인 회사'라고 부르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민희진 대표님이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고 강조하며 시한까지 정하고 최후통첩을 남겼다.
하지만 하이브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김주영 대표를 어도어 새 수장으로 앉혔다. 김주영 대표는 이후 뉴진스 멤버 하니와 국회에서 마주하며 다시금 불이 붙기도 했다.
국정감사에 모습을 드러낸 하니는 결국 눈시울을 붉히면서 "김주영 대표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충분히 하실 것들이 더 있었고 애초에 저희를 지켜주셨다 하셨는데 액션조차 의지가 없으셨다.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최선 더 해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말하면 이 문제도 그냥 넘어갈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 미래를 논하기 전에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주영 대표는 "어도어 사내이사로서 이번 이슈와 관련해 다양한 조치 취했다"라며 "하니가 이러한 심정을 갖고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으로 보아 제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되돌아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니가 언급한 매니저에 대해 "어도어 소속 매니저가 아니라 대표이사가 다른 레이블 소속 매니저"라고 답했다.
유튜브 라이브로 전한 최후통첩에 맞섰던 어도어와 하이브가 이번 내용증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반응할 지 주목된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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