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밴 책, 아들 기억해주길”…문재학 열사 어머니 ‘소년이 온다’ 책 기증

곽선정 2024. 11. 1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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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인 '동호'의 실존 인물인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가 눈물이 밴 책을 광주시에 기증했습니다.

문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씨는 오늘(13일)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소년이 온다' 북카페 개소식에서 열사의 부친인 고 문건양 씨가 생전에 아들을 기리며 읽다가 흘린 눈물 자국이 남아있는 책을 기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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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사진 제공: 광주광역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인 '동호'의 실존 인물인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가 눈물이 밴 책을 광주시에 기증했습니다.

문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씨는 오늘(13일)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소년이 온다' 북카페 개소식에서 열사의 부친인 고 문건양 씨가 생전에 아들을 기리며 읽다가 흘린 눈물 자국이 남아있는 책을 기증했습니다.

이날 기증한 책에는 문 씨가 빨간색으로 줄을 그어가며 책을 읽고 '동호'라는 이름에 동그라미를 치고 '문재학'이라 쓰면서 아들을 그리워한 흔적이 오롯이 남아있습니다.

2022년 세상을 떠난 문 씨는 2014년 책이 출판되자 수십 권을 구매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기증식에서 “이 책은 우리 아저씨, 눈물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제가 집에다 보관하면 뭣하냐. 여러 사람이 보는 게 더 낫지 않겠나 싶어 시청에 기증하기로 결심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저는 이 책 못 읽어 봤습니다. 뭔 말이 쓰여 있을까 생각하면 너무나 가슴이 두근두근해서 못 읽어보고, 아저씨(남편)가 '읽어줄 것이니 들어보소' 그래요. 아저씨가 눈물을 떨구면서 읽어준 책입니다. 시장님께서 이 책을 길이 보관하시고, 오래도록 이 책을 많은 분들이 보시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고 전했습니다.

광주시는 기증받은 '소년이 온다' 소설책 사본을 광주시 공공도서관에 전시해 시민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문재학 열사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상업고등학교(현재 광주 동성고) 1학년으로, 시민수습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어머니가 아들을 데려가기 위해 찾아왔으나 오히려 문재학 열사는 어머니를 안심시키며 집에 돌아가지 않았고, 5월26일 계엄군이 광주로 재진입한다는 소식에도 끝까지 도청에 남아 투쟁하다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총격에 산화했습니다.

곽선정 기자 (cools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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