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트럼프 회동 성사 총력전… 체면 구긴 日도 사활 [트럼프 2기 시대]

조병욱 2024. 11. 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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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윤석열 대통령의 회동을 성사시키기 위해 전방위 외교 채널을 가동했다.

특히 한국보다 뒤늦은 첫 통화로 체면을 구긴 일본이 트럼프 당선인과의 가교 놓기에 사활을 걸고 있어 미국을 둘러싼 한·일전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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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만나자고 한 것은 중요 신호”
성사 땐 G20 참석 후 미국행 구상
주한미군·방위비 등은 험로 예상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윤석열 대통령의 회동을 성사시키기 위해 전방위 외교 채널을 가동했다. 특히 한국보다 뒤늦은 첫 통화로 체면을 구긴 일본이 트럼프 당선인과의 가교 놓기에 사활을 걸고 있어 미국을 둘러싼 한·일전 결과가 주목된다.

한 고위 외교 소식통은 13일 통화에서 “미국 정상은 당선인 신분 때는 외교 행보를 잘하지 않고 현직 대통령을 배려해 워싱턴도 잘 찾지 않는다”면서도 “트럼프 당선인은 워낙 예측하기 어렵고 이미 1기 때 외국 정상을 만난 경험이 있어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부터).
대통령실은 14일부터 시작되는 윤 대통령의 남미 순방 직후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회동을 결심하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후 곧바로 미국 본토로 날아가 회동을 한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회동을 위해 열심히 추진하고 있지만 최종 성사 여부는 트럼프 당선인의 뜻에 달렸다”며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당선인을 만나려고 사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령에게 ‘먼저 빨리 만나자’고 한 것은 중요한 신호”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미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조현동 주미대사를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이자 정권 인수위원회의 베이스캠프로 쓰이고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로 급파했지만 당선인 측 핵심 인사들과의 회동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 대상자들에게 외국 정부 관계자 접촉 금지령이 내려졌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이번 주 중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미국 보수 정치인이 참석하는 행사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계기에 한국 측 인사가 참석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당선인 측 핵심 인사들과 접촉할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에 전력투구하는 국가로는 일본을 들 수 있다. 2016년 미 대선 직후 20분간 통화하고 대선 9일 만에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7000달러짜리 일제 혼마 금장 골프채를 선물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달리 이틀 전 재선출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한국보다 1시간30분가량 늦게 첫 통화를 했고, 통화 시간도 한국(12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분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일본은 체면 회복을 위해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대통령이 ‘마러라고 회동’에 성공하더라도 험로가 예상된다. ‘워터게이트’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가 쓴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시절 여러 차례 참모들에게 주한미군 철수, 한·미 방위비분담금과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주장한 바 있기 때문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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