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초교 인근 이사 조두순, 해병대가 학생 안전 '철통 수호'

박종대 기자 2024. 11. 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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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1시30분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화정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만난 해병대 안산시전우회 소속 이종대(75) 씨는 "학생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게 임무"라며 이같이 밝혔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이 씨는 지난 4일부터 학생들의 평일 등·하교 시간에 맞춰 이곳 학교 정문과 후문을 동료대원 1명과 함께 철통 경비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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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하교 시간 맞춰 집 근처 3개 학교 배치
임태희, 지자체·경찰에 범죄예방 협조 요청
[안산=뉴시스] 박종대 기자 = 13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소재한 안산화정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해병대 안산시전우회 대원들이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 보호활동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4.11.13. pj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산=뉴시스] 박종대 기자 = "범죄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겠습니다!"

13일 오후 1시30분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화정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만난 해병대 안산시전우회 소속 이종대(75) 씨는 "학생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게 임무"라며 이같이 밝혔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이 씨는 지난 4일부터 학생들의 평일 등·하교 시간에 맞춰 이곳 학교 정문과 후문을 동료대원 1명과 함께 철통 경비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해병대를 상징하는 빨간색 베레모를 쓰고 반듯하게 각진 제복까지 갖춰입은 모습이 현역 병사를 방불케 할 정도로 든든해보였다.

이처럼 해병대 전우회 대원들이 초등학교 정·후문을 지키고 있는 것은 지난달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이곳 초등학교와 직선거리 290m 가량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왔기 때문이다.

이를 반경 1.5㎞로 넓히면 어린이집, 초교 및 중학교는 10여 개에 이른다. 이 중 가장 거리가 가까운 곳이 안산화정초다. 1~6학년 및 병설유치원, 특수학급까지 포함해 총 910여명이 이곳을 다니고 있다.

해병대 안산시전우회 측은 조두순이 해당 지역으로 이사를 왔다는 소식에 자녀들의 범죄 피해를 걱정하는 학부형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안산화정초·덕인초·선부중 등 총 3곳에 대원들을 배치하고 있다.

학생 보호활동에 참여가 가능한 대원들끼리 자발적으로 각 학교에 나와 오전 7시40분부터 9시까지, 오후 12시30분부터 3시까지 약 1~2시간 가량 등하교 지도에 동참하고 있다.

이 씨는 이날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학교 건물 밖으로 빠져나와 각각 정문을 통해 걸어나가자 낯선 외부인이 아이들에게 접근하는지 여부를 매서운 눈빛으로 살피기 시작했다.

[안산=뉴시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1일 안산단원경찰서를 방문해 학생들의 범죄 피해 예방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4.11.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또 학교를 방문하는 차량들이 교정 안으로 들어오면 학생들과 부딪혀 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한 주차공간으로 일사분란하게 차량을 안내하기도 했다.

군복을 입은 대원들의 등장이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낯설 법도 하지만 오히려 대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충성", "경례" 등 구호를 외치며 환영했다.

해병대 안산시전우회 서강원 회장은 "안산은 해병대 전우회가 지역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40여년째"라며 "학생들도 우리 대원들이 보호해주고 있다는 점을 알아서 그런지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오정근 안산화정초 교감은 "도교육청에서 해병대 전우회와 연계를 시켜주셔서 매일 두 분씩 봉사활동 식으로 순찰을 해주시고 있다"며 "대원 분들이 해병대 제복을 입고 학교 정·후문에서 지키고 있다 보니 일단 보이는 효과가 있어서 당연히 없으실 때보다는 좀 더 마음이 놓이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학교에서도 성범죄 예방 지도 관련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인접한 파출소에 순찰 강화 요청과 함께 시청에도 학교 밖에 방범용 CCTV 추가 설치를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한편 임태희 교육감도 지난 달 31일 김준영 경기남부경찰청장에 이어 이달 1일 이민근 안산시장과 이강석 안산단원경찰서장과 면담을 잇따라 갖고 학생들의 범죄 피해 예방에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당시 임 교육감은 기관장들을 만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범죄자 조두순으로 인해 인력, 시간, 비용 등 관계기관의 큰 노력이 투입되고 있다"며 "아동 성범죄 같은 악질범죄는 거주지를 제한해 사회와 분리시키는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교육청은 아동안전지킴이, 학부모폴리스, 자율방범대 뿐만 아니라 긴팔 전투복에 붉은색 팔각모를 쓴 해병대 안산시전우회와 협력해 안전한 등하굣길을 만든다"며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교육청은 경찰, 지자체 등과 계속 긴밀히 협력해나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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