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별열차에 돈봉투, 명태균·김건희는 ‘하나의 게이트’다

2024. 11. 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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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씨의 KTX 대통령 특별열차 탑승 의혹과 관련해 서울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안태준·이연희·윤태균·정준호 의원(왼쪽부터)이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를 등에 업고 공천·국정·이권에 전방위로 개입한 정황이 잇달아 드러나고 있다. 명씨 의혹과 김 여사 의혹이 ‘하나의 게이트’로 묶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씨를 수사 중인 창원지검은 “명씨가 대선 끝나고 김영선 전 의원이 당선되기 전에 김 여사에게서 500만원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 진술을 확보했다. 명씨도 검찰에서 단순한 교통비라며 돈봉투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고 한다. 명씨는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에게 3억7500만원 상당의 조작된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한 의혹이 있고, 김 여사가 건넸다는 돈봉투는 여론조사 비용 대신 격려금 조로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던 강혜경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명씨가 김 여사에게서 여론조사 비용은 안 받아오고 금일봉을 받았다”고 했다.

김 여사가 2022년 6월 경남 봉하마을을 방문할 때 명씨가 KTX 대통령 특별열차에 동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명씨는 같은 달 윤 대통령이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공장을 방문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주변에 이 회사 주식을 매수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명씨가 창원산업진흥원장 인선과 창원국가산단 선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고, 그 과정에서 이권을 챙긴 걸로 의심되는 의혹도 잇따라 제기됐다. 검찰은 명씨가 윤 대통령 취임 전날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청탁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했다고 한다. 명씨의 자녀들이 김 여사를 ‘고모’라고 불렀다는 말도 나왔다. 김 여사가 명씨와 사적으로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고, 명씨의 ‘뒷배’나 ‘로비 창구’가 됐을 개연성을 보여주는 정황들이다.

윤 대통령은 얼마 전 담화·회견에서 명씨의 공천 청탁은 없었고, 김 여사와 명씨 관계 역시 특별할 게 없었다는 투로 말했다. 그러나 김 여사부터 사적 남용 시비를 부른 대통령 특별열차의 명씨 동승에서 보듯, 속속 드러나는 정황은 윤 대통령의 회견과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그간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 관계에 대해 사실과 다른 해명을 여러 차례 내놓았다가 의혹만 키웠다. 용산 전체가 작정하고 거짓말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국회는 14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처리한다. 야당이 압도적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으니 법안은 통과될 것이다. 앞서 김건희 특검법에 두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이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명태균 게이트’의 진실을 덮으려는 걸로 비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던 본인 말을 되새겨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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