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독특한 상품으로 `반란`… 고객 눈길 사로잡는 온투업 마케팅

김경렬 2024. 11. 13. 18: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크라우드 펀딩
청년 의사·소상공인 등 대상부터
대체에너지·저작권까지 상품 특화
10%대 수익률로 투자심리 자극
전지선(오른쪽) 모우다 대표와 강규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 9월 의사 신용평점시스템 고도화를위한 산학협력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모우다 제공]
영덕 호지 풍력발전사업 조감도. [한국중부발전 제공]
[와이펀드 제공]
조명환(왼쪽) 월드비전 회장과 김성길 오아시스펀드 대표가 지난해 3월 후원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아시스펀드 제공]
권오형(오른쪽) 윙크스톤 대표가 이찬두 셀메이트 이사와 지난 5월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윙크스톤파트너스 제공]

온라인투자연계금융사(온투업체)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업권 전체로는 대출 상품의 연체율이 오르면서 건전성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온투업체 전체의 문제는 아니다. 연체가 전무한 회사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독특하고 안정적인 상품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핀테크. 기술과 금융이 합쳐진 온투업체와 같은 곳을 의미한다. 이들 회사의 개인투자자를 향한 각종 마케팅 전략은 금융권이 뿌리 내린 기존 판도를 흔들고 있다.

◇"전공의에 1억원씩"…청년 의사 간편대출 '모우다'

헬스케어 핀테크 스타트업 모우다는 청년 의사에게 비대면 간편 대출을 내주고 있다. 모우다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병원 장래 신용카드매출에 따라 최대 10억원까지 중금리에 대출하는 우리동네주치의를 비롯해, 인턴, 레지던트, 군의관, 공중보건의사 등 젊은 봉직 의사에게 최대 1억원까지 대출하는 청년닥터 개인 신용대출 등이다. 병의원과 의사를 대상으로 한 금융 서비스에 특화된 상품이 주목받는 것이다.

주력 상품인 청년닥터는 공중보건의사, 군의관, 인턴, 레지던트 등 젊은 봉직 의사에게 최대 1억원까지 대출해주고 있다. 수련 과정이나 군복무 등으로 30대 중반까지 장기간 비교적 낮은 소득 구간을 지나는 의사를 타깃 삼았다. 이들의 생애 소득 주기 특성을 감안해 장래성 있고 안정적인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상품은 지난 2022년 2월 처음 출시했다. 100호 상품 모집까지 1년 4개월이 걸렸고, 이후 1년 만에 200호 모집을 완료됐다. 관련 투자는 1만여건을 넘어섰다.

이밖에도 모우다는 올해 4월에는 롯데손해보험과 함께 청년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닥터:safe' 단체상해보험 서비스를 출시했다. 단체상해보험 서비스는 모우다의 청년닥터 대출을 받은 경우 이용 가능하다. 대출 차주가 보험계약기간동안 상해사망 또는 50% 이상 중증후유장해 시 최대 1억원을 지급해주는 대출안심보험이다. 청년 의사의 위급한 상황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고 동시에 투자고객 보호까지 가능한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풍력 등 대체에너지 대출…환경지킴이 '루트인프라금융'

루트인프라금융은 국내 최초 친환경 투자 플랫폼 루트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금융 솔루션 전문 핀테크 기업으로 분류된다.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대한민국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한다'는 목표로 상품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있다.

14일까지 모집하는 상품은 '포항시 메가이엔지 태양광 발전소 7호'다. 투자기간은 9개월로 만기일시상환 방식이다. 연 수익률은 10.5%를 제시했다. 100만원을 투자하면 세금을 제외하고 5만7180원이 쌓이는 셈이다. 현재 펀딩을 통해 모인 자금은 3351만원이다.

루트인프라금융은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누구나 투자할 수 있도록 펀딩 서비스에 집중해왔다. 태양광, 풍력 발전소 구축 사업에 공공기관과 함께 투자하고 수익금을 나눠 갖는 구조다. 이런 펀딩 서비스를 통해 지역주민은 발전소를 함께 소유하게 된다. 탄소중립을 정부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나서서 재생에너지 생산에 참여하고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에너지가 투자한 지역의 자산이 되는 셈이다.

루트인프라금융은 지난 2022년 태양광 인프라 확대를 위한 펀딩을 시작했다. 당시 출시한 상품 이름은 '충주·안산 솔라9 지붕형 태양광 펀드'다. 펀드는 중소형 발전소와 임대인들의 시장 진입을 돕기 위해 출시했다. 펀드 모집 규모는 약 3억2000만원으로 1인당 투자한도를 500만원으로 설정했다. 거치기간은 1년, 제시했던 수익률은 연 6.41%다.

◇와이펀드 "미술품 보고 감동받았다면 투자해보세요"

미술품에 투자하는 상품도 인기다. 미술품은 주식, 채권 이외 모든 투자 방식을 지칭하는 '대체자산'으로도 불린다. 이런 미술품의 고부가가치에 투자하고 작품이 팔리면 높은 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는 상품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와이펀드는 지난 7월 한 미술품을 담보로 한 투자상품에 5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리는 현상을 경험했다. 작가 이우환씨의 작품을 담보로 한 투자상품이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와이펀드의 미술품 담보 상품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갤러리, 컬렉터 등에게 해당 미술품을 담보로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서 대출을 내주는 구조로 설계됐다. 개인, 법인 누구나 1만원부터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 이를 크라우드 펀딩 방식이라고 한다. 수익 실현까지 기한이 정해진 채권형 상품으로 분류된다. 기약 없는 미술품 조각 투자와는 다르다.

최근 모집을 끝낸 펀딩 상품은 일본 출신 세계적인 팝아트 작가인 '요시토모 나라'의 미술품이다. 모집기간은 18일까지였지만 조기 마감됐다. 모집금액은 3억원으로 연수익률은 12%를 제시했다. 투자기간은 6개월이다.

이처럼 상품이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담보물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펀드는 담보물로 입고되는 미술품을 전용 수장고에서 보관하고 있다. 운반부터 관리까지의 전 과정이 미술품 특성에 맞게 설계돼 있다. 투자 회원이라면 담보물을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지난 9월에는 'VIP 도슨트 투어'를 진행해 투자자들과 소통도 했다.

◇내가 만든 노래, 저작권을 담보로 '오아시스펀드'

오아시스펀드는 저작권을 담보로 투자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저작권료 수익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담보대출 상품을 운영한다. 보이지 않는 저작권(IP)을 다루다보니, 단연 혁신적인 모델로 꼽힌다.

음악저작권협회에서 3개월 이상 저작권료를 받는 고객의 저작권을 담보 잡는다. 차입자(저작권 소유자)가 저작권 담보 절차 진행을 통해 대출을 받고 투자자는 이런 수익금을 받는다. 안정적도 확보했다. 저작권법상 보호기간이 저작권자 사후 70년이기 때문이다. 최근 상환이 완료된 상품은 '저작권-26호'다. 상품은 12개월 만기일시로 11.9% 수익률을 약속했다. 100만원을 투자할 경우 11만원 가량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펀딩을 통해 1억5000만원 투자금이 몰렸다. 앞서 1억원이 안되는 상품들은 13.90% 수익률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소상공인의 큐피트 '윙크스톤', 소진공과 우리동네펀딩 진행

윙크스톤파트너스은 소상공인진흥공단과 함께 우리동네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윙크스톤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주관하는 '2024년 우리동네 크라우드펀딩 사업' 주관기업으로 선정됐다. 서비스는 지난 5월 13일부터 시작했다.

윙크스톤에서 제공하는 우리동네 크라우드펀딩은 크게 세 가지다. 온라인 셀러 운영자금, 가게 사장님 운영자금, 지역 소상공인 운영자금 등이다. 상품은 상시 근로자 10명 미만 사업장 소상공인에 제공된다. 지역 주민과 인근 직장인 등의 투자금을 모아 대출을 실행하고, 투자자는 대출이자를 받는 구조로 설계됐다.

상품을 이용할 경우 성장지원 패키지도 받을 수 있다. 법률·노무 컨설팅, 펀딩 성공 인센티브(대출금의 2.5%, 최대 300만원), 마케팅 비용, 홈페이지 제작료 등이다.

올해는 우리동네 생활 플랫폼 '휘파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에어뉴와 지역 소상공인 대상 금융 상품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소상공인의 현금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한 행보로 풀이된다. 양사는 지역 상생형 소상공인 대출 및 투자 연계 홍보와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상품 공동 개발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 금융 부담 경감에 초점을 뒀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