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사 보복" "권력 쌈짓돈 불투명"…예결위, 특활비 삭감 공방(종합)

조재완 기자 2024. 11. 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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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특활비 예산 삭감에 여 "수사 말라는 거냐" 야 "내역 불투명"
주말 장회집회엔 여 "시위대 불법행위 자행" 야 "경찰 폭력 유도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정 국회 예결특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1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11.13.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조재완 하지현 기자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3일 야당이 주도한 수사기관 특수활동비(특활비)·특정업무경비(특경비) 전액 삭감과 장외 집회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검찰 특활비 예산 전액 삭감과 이재명 대표 수사의 연관성을 집중 질의했고 야당은 특활비 삭감 필요성을 강조하며 맞섰다. 주말 장외집회를 두고도 여야는 공수전을 펼쳤다. 여당은 집회 불법성을 부각하는 데 집중한 반면, 야당은 경찰이 과잉 진압을 하고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여 "특활비 전액 삭감하면 수사 어떻게 하나" 야 "특활비 내역 불투명"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정부 예산안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에서 "지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검찰 예산 특활비 80억9000만원, 특경비 506억91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며 "수사를 어떻게 하나"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정청래 법사위원장 등이 법사위에서 이재명 대표를 수사한 성남지청 등 4개 지청의 특경비 사용 내용을 집중 질의한 점을 거론하며 '야당의 검찰 특활비·특경비 예산 전액 삭감이 이 대표 수사와 관련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이 대표) 수사가 많이 진행된 지청에서 사용한 금액에 대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야당이) 검사 탄핵을 연속으로 요구하고 있는 연장선상에서 보면 그런 의심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강 의원은 "야당이 사법제도를 무력화시키는 측면에서 법무부 검찰 특활비와 특경비를 전액 삭감하고 감사원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며 "야당 대표를 수사하고 탄압한다고 이렇게 보복하는 게 정상적인 예산 심의인가"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승환 의원도 "특활비가 정부 기관장이 마음대로 쓰는 돈이 아니다. 과거보다 훨씬 투명성이 높아지고 통제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 특활비·특경비를 전액 삭감하겠다는 건 정부 기능을 완전히 마비시키겠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야당의) 4개 지청에 대한 정보공개 요구는 (이 대표) 수사에 외압을 가하겠다는 정치적 목적이 너무나 강하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예산 심의는 국회 권한이며 특활비 예산이 불투명하게 집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활비 상납 사건을 아냐"며 "사용 목적도, 기록도 없는 '검은 돈'이 권력자들의 개인 용돈으로 사용된 사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박 장관에게 물었다. 박 장관은 "원래 목적과 사업에 맞게 투명하게 집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황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서민들에 대한 재량지출 예산은 대폭 줄이고 오히려 권력이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특활비 등의 예산을 증액하는 행태를 벌이고 있다. 게다가 특활비는 전혀 검증되지도 못하고 있다"며 "헌법에 예산심의권이 명시돼 있는 국회조차 특활비 내역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법무부 특활비 예산이 지금도 많다"며 "특히 경찰 특경비는 다른 기관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상황"이라고 봤다.

안 의원은 "이 지출의 효율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특경비 증빙내역도 일부 공개해야 되는데 법무부와 경찰은 기밀성이라며 경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투명성을 높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1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1.13. kkssmm99@newsis.com

여 "시위대 경찰 밀고 도로 점거" 야 "탄핵정국 우려해 폭력 유도하나"

여야는 야당이 주도하는 주말 장외 집회를 두고도 맞붙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제복 입은 경찰관들이 많이 다치는 사태는 없어야겠다"며 "선진국 법치에선 '제로 톨로런스'라고 하는데, 미국은 의원들이 시위를 벌이면 바로 수갑을 채운다. 그렇게 해선 안 되겠지만 시위대 역시 반드시 질서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범수 의원은 집회 사진을 보여주며 "시위꾼들이 경찰 폴리스라인을 완전히 밀어제끼는 장면이다. 여기서부터 불법행위가 자행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또 다른 시위대 사진을 두고선 "전차로를 점거한 사진이다. 경찰은 양방형이 아닌 편도로 집회 시위를 하라고 했는데도 폴리스라인을 밀어제껴 전차로를 점거한 것"이라며 "계속해서 (시정 요구를) 안 들을 땐 종결 처분을 요청하고, 종결 처분 요청에도 불구하고 시정이 안되는 경우엔 해산 명령을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김성원 의원은 "이 대표가 대규모 집회를 한다고 하는데 주요 대학에서 논술 시험을 하는데 집회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충언을 해서 집회 연기를 꼭 연구해 관철해달라"고 했다.

문금주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 퇴진 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이 과잉 진압에 나섰다는 지적이 있고, 다수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경찰 통제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처럼 국민의 분노가 광장으로 모이는 것을 사전 봉쇄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다"고 경찰청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조지호 경찰청장은 "당시 불법집회로 변질돼 해산 명령을 했는데도 집회를 이어가 일반 시민의 불편을 도외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주말 도심 한가운데서 통행이 마비되고 그에 따라 여러 사람이 부상을 입은 것에는 책임자로서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청장은 경찰이 충돌을 유도한 게 아니라고 했지만 제가 현장에 있었다. 충돌이 심해 몸싸움 과정을 말렸음에도 경찰 중간 관리자급 되는 분들이 '밀어라'고 이야기를 했다"며 "(시위대가 요구를) 지키지 않으면 해산조치하겠다고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전체 도로를 점거해 앉을 수밖에 없었다"며 "혹시 윤 정권이 탄핵 정국으로 인해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것을 우려해 폭력을 유발하는 집회로 변질시키려 한다는 우려가 있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날 예산 심사는 감사원과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법무부, 경찰청, 국민권익위원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이 대상으로 진행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wander@newsis.com,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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