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아웃' 박상민 '집유'인데 '음주운전 초범' 김호중은 '실형'…왜?[이슈S]

정혜원 기자 2024. 11. 1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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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민(왼쪽), 김호중. ⓒ곽혜미 기자, 유엠아이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정혜원 기자]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배우 박상민과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운명이 엇갈렸다.

13일 3번째 음주운전으로 재판에 넘겨진 '장군의 아들' 박상민과 음주 뺑소니 혐의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가수 김호중의 선고 공판이 같은 날 열렸다. 집행 유예와 실형, 법원의 판단은 판이하게 달랐다.

이날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2단독 전서영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상민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상민은 지난 5월 19일 오전 8시께 음주 상태로 자신의 도요타 차량을 몰고 경기 과천시 도로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귀가 전 한 골목길에서 잠 들었다가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63%로 파악됐다.

박상민은 이전에도 1997년 8월 강남구에서 음주운전 접촉 사고로 적발됐고, 2011년 2월 서울 강남구에서 면허 정지 수치의 혈중알코올농도로 후배의 차량을 몰다가 적발된 바 있다.

음주운전만 3차례. 결심 공판 당시 박상민은 최후진술에서 "10여년 전 동종죄가 있어서 반성하고 다짐했는데, 제 자신이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나 검찰은 징역 6월을 구형했다.

검찰의 구형을 받아들여 6개월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한 재판부는 "피고인이 동종 전과가 있으나 모든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 배우 박상민. 제공|유엠아이엔터테인먼트

반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호중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에 있는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당시 김호중은 경찰 조사 초기 과정에서 음주운전 사실을 강력 부인했으나, CCTV 등 증거 영상이 공개되면서 뒤늦게 음주 사실을 시인했다. 다만 검찰은 김호중이 사고를 낸 후 술을 더 마셨으며, 시간이 지나 음주 측정을 한 만큼 음주 수치 특정이 어렵다며 기소 내용에 음주운전 혐의를 포함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호중이 인적·물적 손해를 발생시켰음에도 무책임하게 도주한 점, 매니저 등에게 자신을 대신해 허위로 수사기관에 자수하게 해 초동수사에 혼선을 초래한 점을 이유로 징역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사고를 저지른 후 김호중의 행동을 살펴봤을 때 그가 죄책감을 가졌는지 의문이라며 "객관적 증거인 CCTV에 의해 음주 영향으로 비틀거리는 게 보이는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 박상민과 이른바 음주운전 혐의를 단순 적용하기 어려워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를 받은 김호중을 단순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다만 음주운전이 3번째이긴 하나 순순히 경찰의 음주측정에 응하고 반성하며 선처를 호소한 박상민이 집행유예를 받은 날,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호중의 명운은 음주운전 이후 보여준 조처와 태도에서 완전히 갈린 것이나 다름없다.

음주운전 초범이라고는 하나 김호중은 사고 후 도주, '술타기' 수법으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조차 무의미하게 만들어 경찰은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조차 하지 못했다. 조직적인 음주사고 은폐 시도 및 수사 방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 등은 그의 죄과와 그에 따른 형량만을 키웠다.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이후 그를 모방하듯 음주사고 이후 술을 더 마시고 나타난 피의자들이 생겨 더 논란이 일었을 정도다. 뒤늦은 3차례의 반성문도 그를 실형에서 구제하지 못했다. "죄책감을 가졌는지 의문"이라며 중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입장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 이유다.

▲ 김호중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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