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트럼프 트레이드, 함부로 예측하면 안돼

이정훈 기자 2024. 11. 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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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주요 3대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내내 국내외 시장을 흔들었던 미국 대선 결과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으로 확정된 영향이 컸다.

눈에 띄는 점은 트럼프 당선인이 2016년 당시 대통령으로 처음 취임했던 때보다 시장 반응은 훨씬 뜨겁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당시 내세웠던 정책 중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단연 관세 정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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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
[서울경제]

최근 미국 주요 3대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내내 국내외 시장을 흔들었던 미국 대선 결과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으로 확정된 영향이 컸다. 눈에 띄는 점은 트럼프 당선인이 2016년 당시 대통령으로 처음 취임했던 때보다 시장 반응은 훨씬 뜨겁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이번 집권 2기에는 공화당이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차지하는 ‘레드스윕’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인 듯하다.

과거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대통령으로 당선된 시기에도 지금과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 연말까지 주식 시장과 채권 금리는 지금처럼 동반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 상승했고 채권 금리는 1.8%대에서 2.5%까지 급등했다. 이뿐만 아니라 달러 가치도 2개월 남짓한 기간에 4.5%나 상승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대선 직후 급등했던 채권 금리와 달러 가치는 곧 반락했고 재임 기간에는 오히려 하향 흐름을 이어갔다. 한때 3%를 넘기도 했던 채권 금리는 평균적으로 2% 아래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달러 지수 역시 2018년을 제외하면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상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 1기는 금리와 환율의 변동성이 오히려 줄어든 매우 안정된 시기였다.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움직였다. 취임 첫해였던 2017년 S&P500지수는 19%나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주가 상승세에 트럼프 당선인이 기여한 부문은 적은 편이었다. 당시 미국 경제는 2000년 이후 실업률은 최저치를, 소비자 신뢰지수는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이미 추세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당선인이 당시 내세웠던 정책 중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단연 관세 정책이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당시 잘 나가던 미국 S&P500지수는 연간 6.2%나 하락하며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후 2019년에는 미국 주식시장이 30% 전후로 크게 반등하며 또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중국과 무역 협정을 다시 맺으면서 미중 갈등의 수위가 일부 조절된 영향이었다.

당시 주식 시장 호황은 이른바 기술주라고 일컫는 미국 기업들의 강력한 성장세에서도 비롯됐다. 2015년부터 본격화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추세를 기반으로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업들이 당시에도 역사적 고점을 연일 경신했고 오늘날의 호황을 예고했다.

어떤 정책이든지 의도대로 결과물을 얻어내기는 쉽지 않다. 금융시장에 대한 정책은 특히 더 그러하다. 투자자들은 미국 대선 이후 지나치게 부각되는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인 수혜주에 베팅하는 현상)’를 경계해야 한다. 오히려 이번 대선을 통해 또 다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에 더 주목해야 한다. 과거와 비슷한 공약과 정책이 등장한다는 보장은 없다. 신재생 에너지를 반대하는 트럼프가 그 산업의 첨단인 테슬라와 손을 잡은 사실은 또 다른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예고한다. 시장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지금의 트럼프 당선인과 8년 전의 그는 분명 다르다. 또 다른 파격적인 불확실성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누가 알겠는가. 거래를 사랑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과 화해할지.

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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