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집주인인데요”…혼자 사는 여성 노려 성폭행 시도

서정윤 2024. 11. 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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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일요일 밤 10시쯤 부산시 남구 대연동.

원룸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탓에 집으로 가는 길은 더 좁아 보이고 조명이 제대로 비치지 않는 어두운 곳도 여기저기 있었지만 이 동네에 산 지 9개월 동안 별일 없이 다녔던 만큼 여성은 평소와 다름없이 걸음을 옮겼습니다.

때마침 집수리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던 터라 여성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문을 열어줬습니다.

여성이 집에 들어간 것을 보고 5분 후 집주인인 척 초인종을 누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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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등 혼자 사는 20·30대 청년이 많은 곳, 바로 대학가 인근 원룸 밀집 지역입니다. 부산에서는 남구 대연동이 대표적 '원룸촌'입니다. 이곳에서 집주인을 사칭하고 혼자 사는 여성 집에 침입해 '성폭행'을 시도하려 한 남성이 붙잡혀 구속됐습니다.
부산 남구 대연동 대학가 원룸 밀집지역


■ 집에 도착하자마자 울린 초인종…"집주인입니다"

지난 3일 일요일 밤 10시쯤 부산시 남구 대연동. 20대 여성이 인근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주거지인 원룸으로 향했습니다.

원룸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탓에 집으로 가는 길은 더 좁아 보이고 조명이 제대로 비치지 않는 어두운 곳도 여기저기 있었지만 이 동네에 산 지 9개월 동안 별일 없이 다녔던 만큼 여성은 평소와 다름없이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들어간 지 불과 5분 뒤 상황은 평소와 달라졌습니다. 여성이 집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초인종이 울린 겁니다.

현관문 밖에선 "집주인입니다"라는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집주인 행세를 한 남성은 "배관을 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여성은 집수리가 필요하다는 말에 문을 열어줬다


■ 집주인인 척 접근…방 들어오자마자 돌변

때마침 집수리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던 터라 여성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문을 열어줬습니다.

남성은 집에 들어오더니 보일러 앞에서 이것저것 살폈습니다. 여성도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짐 정리를 하려고 남성을 등지고 몸을 돌렸습니다.

그 순간 남성이 갑자기 돌변했습니다. 두 손으로 여성의 목을 조르며 "조용히 하면 살려주겠다"고 협박까지 했습니다.

여성이 손에 쥐고 있던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남성은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습니다.

그 틈을 타 여성은 남성을 뿌리치고 집 밖으로 나왔지만 계단에서 다시 붙잡혔고 남성은 여성을 끌어가려고 했습니다.

여성은 남성과 실랑이를 벌이다 폭행까지 당한 뒤에야 1층으로 겨우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살려달라"는 소리를 들은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남성은 범행 1시간여 만에 인근 골목에서 주차된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나려다 긴급 체포됐습니다.

폭행 피해 사진. 허리와 목 등에 부상을 입었다


■ 밤길에 여성 뒤따라와…혼자 사는 여성 노리고 성폭행 시도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여성이 집에 들어가기 수십 미터 전부터 여성을 뒤따라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성이 집에 들어간 것을 보고 5분 후 집주인인 척 초인종을 누른 겁니다.

조사에서 이 남성은 범행을 미리 계획한 정황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이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고 집에 침입해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남성을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치상 혐의로 구속 송치했습니다.

피해자는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덩치 큰 남성을 보면 당시 생각이 나 아직도 무섭다”고 말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여성은 다른 지역으로 집을 옮기고 현재 심리상담까지 받고 있습니다.

여성은 "범죄가 자주 일어난 동네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 줄은 몰랐다"고 했습니다.

여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따르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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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윤 기자 (yun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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