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 쌓이고 공사비 이견···속도 못내는 해외수주

김연하 기자 2024. 11. 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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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해외 수주 목표로 400억 달러를 내세웠지만 공사비를 둘러싼 이견으로 수주에 실패하면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공기 지연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위변제 등으로 해외 사업에서 대규모의 손실을 보는 경우가 등장하면서 업무협약(MOU)만 체결한 뒤 본계약을 맺지 않거나 수주 자체를 유보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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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ENG, 투르크 플랜트 공사
1조 이상 금액차에 수주 유보
대우건설은 '일부' 수주 그쳐
"수익안정성 저하" 보수적 접근
올해 400억弗 달성 어려울 듯
[서울경제]

정부가 올해 해외 수주 목표로 400억 달러를 내세웠지만 공사비를 둘러싼 이견으로 수주에 실패하면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공기 지연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위변제 등으로 해외 사업에서 대규모의 손실을 보는 경우가 등장하면서 업무협약(MOU)만 체결한 뒤 본계약을 맺지 않거나 수주 자체를 유보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13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올 6월 투르크메니스탄 국영 가스공사 및 국영 화학공사와 체결한 2건의 MOU가 본계약 체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6월 ‘갈키니쉬 가스전 4차 탈황설비 건설 기본합의서’와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정상화 2단계 협력 합의서'에 서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르크메니스탄 측과 한 프로젝트에서만 1조 원 이상의 가격 이견이 있어 공식적으로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유보한 상황”이라며 “2010년대 중반까지 중앙아시아에서의 높은 실행률을 바탕으로 회사를 확장했는데 현지 일각에서는 당시 과도하게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면서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가격 이견으로 ‘일부’ 수주에 성공했다. 대우건설은 2022년 투르크메니스탄에 ‘발칸 요소-암모니아 비료 플랜트’와 ‘투르크메나바트 인산 비료 플랜트’를 짓는 내용의 MOU 2건을 맺었으나 결국 1건만 수주하는 데 그쳤다. 총 3조 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됐던 수주 금액도 1조 원 상당에 머물렀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해외 수주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해외수주액은 정부 목표치의 71%인 285억 2585만 달러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과거 무리한 저가 수주로 해외 사업에서 심각한 손실을 본 데다 현재 미수가 심각한 만큼 해외 수주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2023년 해외건설 미수금은 총 39억 1862만 달러(약 5조 4061억 원)로 나타났다. 2021년 11억 9972만 달러였던 미수금은 2022년 13억 5580만 달러, 지난해 13억 6310만 달러로 증가했다.

대표적인 미수금 발생 사례는 쌍용건설이 지난해 준공한 두바이 '아틀란티스 더 로열'이다. 2015년 12월 당시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ICD)으로부터 수주해 이듬해부터 공사를 시작했으나 이후 잦은 설계변경과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며 착공 80개월 만에 완공했다. 당초 계획보다 2년여 지연된 것이다. 사업이 지체되면서 수주 당시 8억 4000만 달러였던 공사비도 50%가량(4억 1500만 달러) 증액됐다. 일부 사업비를 추가 정산받았음에도 쌍용건설은 약 101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미수금으로 잡고 있다. 사실상 회사가 상각해야 하는 비용이다.

한 대형 건설사의 해외건설부문 관계자는 “해외 사업 매출이 확대되면 시공 관리 및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수익 안정성이 오히려 저하된다”며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미착공이 지속되거나 공사비를 몇 년 째 받지 못하는 등 수익성에 미치는 여파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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