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무효 소송 중’ 광주시립2요양병원 노조 “건물 매각도 중단하라”

“이달 안 매각 집행정지 신청할 것”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지부 등 6개 단체 회원들이 13일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시를 상대로 시립제2요양병원 폐업 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노조 제공

광주광역시가 폐업 조치한 광주시립제2요양병원 건물 매각을 추진해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지부는 13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병원 폐업 처분 무효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데도, 광주시는 병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광주시는 지난달 2일 병원 건축물 감정평가 계획에 이어 같은 달 21일 시설물 감정평가 추진결과를 보고받았다”며 “폐업 처분 무효 행정소송은 지난달 24일 첫 변론을 시작으로 내년 3월6일 2차 변론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광주시립제2요양병원 폐업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건강을 위한 공공의료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의미”라며 “운영과 폐지는 자치단체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병원 폐업이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더라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이달 안으로 병원 건물 매각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라며 “이번 소송에서 폐업 처분의 위법성을 명백히 밝혀 기필코 공공병원을 정상적으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은 2013년 196병상 규모로 개원했다. 이 병원을 위탁 운영했던 전남대병원은 적자 누적 등으로 지난해 말 재계약을 하지 않았고 새로운 수탁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광주시는 같은 해 12월31일 병원을 폐원 조치했다. 환자들은 퇴원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겼으나 간호사 등 노동자 60여명은 일자리를 잃었다. 노조는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함께 병원이 ‘광주광역시립정신병원 및 요양병원 설치·운영조례’에 따라 운영됐으니 폐업 또한 조례에 따라 광주시의회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위반으로 폐업 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병원 터와 건물은 공유재산법의 행정 재산 용도로 변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유재산 심의대상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