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교향악단이 선사하는 감동…“연주로 관객 마음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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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만 듣다가 좋은 클래식 공연 관람하면서 모처럼 귀가 호강했어요. 그날 감동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듯해요."
13일 이서원(27·진천군 광혜원면 공무원)씨는 지난달 6일 생거진천 문화축제에서 '생거진천 군립교향악단'(진천 교향악단)과 뮤지컬 배우 홍지민씨가 선보인 합동 공연의 감동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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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연주자·군민 단원 모여 8월 창단
“트로트만 듣다가 좋은 클래식 공연 관람하면서 모처럼 귀가 호강했어요. 그날 감동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듯해요.”
13일 이서원(27·진천군 광혜원면 공무원)씨는 지난달 6일 생거진천 문화축제에서 ‘생거진천 군립교향악단’(진천 교향악단)과 뮤지컬 배우 홍지민씨가 선보인 합동 공연의 감동을 떠올렸다. 이씨는 “평소 뮤지컬·오페라·클래식 등을 좋아해 틈틈이 서울 등으로 원정 관람을 하는 편인데 진천에서 좋은 공연을 관람해 너무 좋았다. 마침 생일이었는데 평생 잊지 못할 생일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창단한 진천 교향악단이 지역에서 잔잔한 인기를 끈다. 진천 교향악단은 충북지역 군 단위에선 처음으로 생긴 교향악단이다. 병아리 악단이지만 지난 2018년께부터 지역 음악인·동호인 등 10여명이 꾸린 ‘벨라챔버’가 뿌리다. 이들은 해마다 정기 연주회를 하고, 틈틈이 교회·학교 등을 찾아 초청 공연을 하기도 했다. 진천군은 이들과 주민 등의 제안에 따라 악단을 창단했다. 강수형(52) 진천 교향악단 지휘자는 “진천 교향악단 창단은 지역의 오랜 바람이었다. 전문 연주자나 악기가 좋아 연주를 익혔던 아마추어 연주자들은 무대·공연이 고팠고, 주민들은 좋은 연주가 그리웠는데 교향악단이 채워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창단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악단을 채울 단원 모집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진천 교향악단은 전문 연주인인 ‘정단원’ 18명과 아마추어 단원인 ‘군민 단원’ 13명으로 이뤄졌다. 군민 단원 구성이 재미있다. 목원대 음대 3학년 이수경(23·바이올린)씨부터 주부 최춘규(70·바이올린)씨까지 그야말로 남녀노소가 참여한다. 아빠 김종언(52·바이올린) 딸 김하은(25·바이올린) 부녀, 남편 황인환(46·클라리넷) 아내 김유나(41·첼로) 부부도 있다. 먼지가 켜켜이 쌓인 창고 속 악기를 꺼낸 이들도 여럿이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이기도 한 황인환씨는 “소리가 좋아서 직장 생활을 하다 늦깎이로 악기를 익혔지만 마땅히 연주할 곳이 없었는데 악단이 생겨 꿈을 펼 수 있게 됐다. 연주로 지역 사회에 봉사도 할 수 있어 적잖은 보람도 느낀다”고 했다. 강수형 지휘자는 “사실 악단을 만들 때 파트별 연주자를 모으는 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숨은 능력자들이 몰려와 놀랐다. 이웃 음성, 청주, 천안에서까지 군민 단원 입단을 노크했다”고 말했다.
진천군은 올해 진천 교향악단에 1억4천여만원을 지원한 데 이어, 내년부턴 3억원 정도를 지원할 참이다. 김영철 문화관광과 팀장은 “지난달 교향악단 이름으로 첫 연주를 했는데 1천명 관객이 환호하고, 몰두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트로트도 좋지만 클래식 수요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진천 교향악단은 오는 23일 오후 5시 진천 화랑관에서 창단 기념·송년 음악회를 열 참이다. 이때는 객원 연주자 등을 포함해 60여명이 공연할 계획이다. 강수형 지휘자는 “실력은 모르지만 열정과 팀워크는 세계 어느 악단 못지않다고 자부한다. 관객들의 마음을 여는 연주를 하려 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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