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효율' 키워드…2기 트럼프, 숨 가쁘게 꾸려지고 운영된다[딥포커스]
'트럼프 전사들' 인선하고 '효율' 앞세워 정부 구조조정 돌입
(서울=뉴스1) 조소영 신기림 권진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는 '속도'(Speed)와 '효율'(Efficiency)을 키워드로 꾸려지는 모습이다.
1기 집권 당시 이른바 불충(不忠) 인사들과 관료집단에 가로막혀 자신의 '꿈'을 맘껏 펼치지 못했다는 인식 아래 이를 타파하는 2기를 보다 빠르게 구성하는 모양새로 보인다.
'충성심으로 우선과제 추진'…전사들 인사하는 트럼프
트럼프는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제47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이후 속속 인선을 쏟아내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12일 현재까지 트럼프의 선택을 받은 인사들은 △리 젤딘 전 하원의원(환경보호청 청장)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백악관 부비서실장)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유엔 주재 미국 대사)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국경 담당 차르)가 꼽힌다.
또 △수지 와일스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백악관 비서실장)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주이스라엘 대사) △스티브 위트코프 부동산 사업가(중동 특사)을 비롯해 △존 래트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중앙정보국(CIA) 국장) △윌리엄 조셉 맥긴리 전 백악관 내각 비서관(백악관 법률고문)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국토안보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국방부 장관) 등이 지명됐다.
폭스뉴스는 이날 트럼프의 인선에 대해 "2016년과 비교해 맹렬한 속도(neckbreaking)로 내각 인선을 단행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2016년 대선 승리 후 집권 1기가 꾸려졌던 때보다 발 빠른 움직임이 포착된다는 뜻이다.
폭스는 국가안보보좌관, 유엔 주재 미국 대사, 환경보호청장, 백악관 비서실장 등의 인선 시기가 모두 1기 때보다 당겨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의 면면을 살펴보면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Loyalty)을 바탕으로, 미(美) 우선주의에 입각한 각종 과제 실현을 할 수 있는 전사들이란 점이 공통적이다.
애초부터 트럼프를 따랐든 반대의 목소리를 내다가 전향을 했든지간에 일련의 인사들은 모두 '트럼프 충성 인사들'로 구분된다.
트럼프가 최우선 과제로 꼽은 부문의 인사들이 속속 인선됐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대표적으로 이민·국경 분야(밀러 전 고문·호먼 전 대행·놈 주지사)가 꼽힌다.
특히 호먼에게 붙은 '차르'(Czar)라는 단어는 '황제'라는 표현으로 그가 해당 분야에 있어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는 2기 행정부 전반에서 무역 정책을 총괄 감독할 자리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재임명하길 원한다고 했는데, 여기서도 '무역 차르'(Trade Czar)라는 표현이 나왔다.
현재까지 '차르' 직책이 명확히 규명되진 않았다. 다만 WSJ는 "'무역 차르'라는 직책은 국무장관과 같은 내각 직책과 달리 상원 인준이 필요 없다"고 전했다.
관료집단에 반감…'효율' 앞세워 정부 구조조정
속도감 있는 인선을 통해 주요 과제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목적으로 정부 조직과 예산에도 과감하게 칼을 빼든다.
이날 트럼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공동으로 이끌도록 인선했다.
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정부 효율 담당 조직을 세울 것이며, 이를 머스크에 맡길 것이라고 밝혀왔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이 작업을 속히 진행한 것은 1기 집권 당시 '딥 스테이트'(Deep State·관료 집단)에 대한 그의 반감이 여실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궁극적으로 이 또한 트럼프 본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정부를 운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이날 성명을 통해 "훌륭한 두 미국인(머스크와 라마스와미)이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와 지출 낭비를 줄이고, 연방 기관을 구조조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효율성을 높이고 관료주의를 줄인 작은 정부는 미국에 완벽한 선물이 될 것"이라며 "이는 세이브 아메리카 운동(Save America Movement)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 조직이 '정부 외부'에 존재할 것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조직의 지위나 성격은 설명하지 않았다.
예산이 얼마이고, 두 리더가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도 밝히지 않았으나 독립선언서 서명 250주년이 되는 2026년 7월 4일까지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트럼프 유세에서 미국의 6.7조 달러(약 9414조원) 예산에서 최소 2조 달러(약 2810조4000억원)를 삭감할 수 있다고 자랑한 바 있다.
한편 정부가 가장 힘이 있을 임기 초반에 완전한 성과를 내고자 하는 의지가 트럼프 2기의 속도감 있는 구성의 한 이유로도 꼽힌다.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수지 와일스에 따르면 정부가 힘이 있을 시기는 임기 4년 중 2년이다. 2026년에는 중간선거가 있어 정부 운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와일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취임 첫날인 내년 1월 20일에 '트럼프 1기' 행정부 정책들을 복원하기 위한 다수의 행정명령에도 서명할 예정이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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