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 승자는 비트코인 단숨에 9만弗 터치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4. 11. 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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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랠리 한달새 39% 쑥
내년 20만弗 돌파 전망까지
국내 코인거래 증시 두배
도지 등 알트코인에만 몰려
"비트코인 가격 급등하면
강남아파트 상승" 연구도

비트코인이 연일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며 9만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 증시가 맥을 못 추고 있는 데다 달러화 강세로 대부분의 통화가 약세를 기록하는 와중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만 연일 상승하는 형국이다.

13일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9만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소폭 하락하며 오후 3시 기준 8만727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가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비트코인 가격은 한 달 만에 38.9% 올랐다. 최근 일주일에만 17.5% 상승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2위와 3위인 이더리움과 솔라나도 각각 한 달 새 23.1%, 36.4% 올랐다.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기대감에 선거 전부터 시작된 '트럼프 트레이드'의 영향이다.

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코인거래소 직전 24시간 거래대금은 36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15조원)의 배를 넘어섰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상자산을 지지하는 여러 의원이 상·하원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미국 감독당국의 규제가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며 "가상자산 산업 전체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앞으로도 크게 오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는 "랠리가 이제 막 시작됐다"면서 연말에 12만5000달러, 내년 말에 20만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코인으로 유명해진 도지코인과 도지코인을 따라 강아지 캐릭터를 내세운 시바이누코인 역시 이날 하락했지만 최근 한 달 새 각각 222.7%, 35.0% 상승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선 비트코인보다 도지코인이 더 많이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워낙 비싼 데다 변동성은 도지코인이 더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만 보더라도 도지코인은 업비트 전체 거래대금의 33%를 차지하며 비트코인 거래대금의 4배 이상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투기성 투자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비트코인 상승세에 힘입어 국내 코인 관련 주식 종목도 덩달아 올랐다. 비상장 주식으로 거래되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주식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새 두나무(업비트 운영)와 빗썸의 비상장 주가는 각각 30.7%, 26.5% 상승했다.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인 한화투자증권은 일주일 새 6.6%올랐다. 코인원의 2대 주주인 컴투스홀딩스는 같은 기간 8.8% 뛰었다.

한편 국내에선 비트코인 가격 급등이 강남 아파트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정석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최근 발간한 '부동산, 가상자산 및 주식시장 간의 가격 변동성 전이효과 분석' 논문을 통해 부동산과 코인, 증시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가상자산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 교수는 2014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10년간 KB부동산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비트코인 수익률, 코스피, 코스닥 지수 등을 활용해 자산시장 간 영향을 분석했다. 유 교수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2023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할 당시 가상자산과 주식시장이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서 얻은 수익을 부동산으로 재투자하는 경향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 결과 부동산 시장과 가상자산 시장, 주식시장 간에 지속적인 영향이 발견된 것은 아니다. 유 교수는 "특히 강남 아파트가 비트코인과 코스닥 시장 가격 변동에 더 크게 반응했다"고 덧붙였다.

[한상헌 기자 / 정유정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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