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발 묶인 영화' 연말 쏟아진다

연승 기자 2024. 11. 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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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혀있던 K무비 줄줄이 개봉
오컬트 '사흘'·스릴러 '히든···'에
송강호 '1승'·김윤석 '대가족' 등
코로나에 연기됐던 작품들 출격
韓영화 내년엔 '기근' 가능성도
영화 '사흘'. 사진 제공=쇼박스
영화 '사흘'. 사진 제공=쇼박스
[서울경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던 이른바 ‘창고 영화’ 가운데 마지막까지 남았던 작품들이 잇달아 개봉을 확정 지었다. 올해 연말에 개봉을 하지 못할 경우 설 개봉작들에 밀려 관객들과 만날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파묘’로 올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쇼박스는 비슷한 소재의 오컬트 장르 ‘사흘’을 14일 개봉한다. 청소년 등 젊은 관객들이 선호하는 오컬트 장르로 수능 수험생들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으로 수능 당일을 개봉일로 확정했다. 이 작품은 장례를 치르는 3일 동안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기 위한 구마의식이 벌어지며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아버지 차승도 역은 박신양, 반 신부 역은 이민기, 승도의 딸 소미 역은 이레가 각각 맡았다. 배급사 쇼박스 조수빈 팀장은 “'사흘'은 박신양의 연기를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올 한해 ‘파묘’와 ‘핸섬 가이즈’ 등 다양한 변주를 통해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오컬트 소재의 맥을 잇는다는 점 등이 기대 포인트”라고 전했다.

영화 '히든 페이스'. 사진 제공=NEW
영화 '히든 페이스'. 사진 제공=NEW

NEW는 ‘애로티시즘의 대가’로 불리는 김대우 감독의 ‘히든 페이스’로 성인 관객들을 집중 공략한다. ‘히든 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의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은밀한 이야기를 에로틱하면서도 스릴 넘치게 연출했다. 배급사 NEW의 김민지 차장은 “‘음란서생’, ‘방자전’, ‘인간중독’ 등 멜로를 중심으로 둔 필모그래피와 다르게 ‘히든페이스’는 김대우 감독이 스릴러 장르에, 본인만의 색을 접목시켰다”며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라는 장르에 인물 간의 팽팽한 관계가 엮이며 눈을 뗄 수 없는 전개가 진행된다”고 전했다. 20일 개봉.

영화 '1승'. 사진 제공=㈜콘텐츠지오
영화 '1승', 사진 제공=㈜콘텐츠지오

송강호·박정민·장윤주 주연의 배구 소재 영화 ‘1승’도 오랜 기다림 끝에 관객들을 만난다.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의 1승 도전기를 그렸다. 지난해 2월 52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호평받았다. 12월 4일 개봉.

영화 '대가족'.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대가족'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천만 영화 ‘변호인’, ‘강철비’ 등을 연출한 양우석 감독은 ‘대가족'으로 오랫동안 ‘대가 끊겼던’ 가족 영화를 선보인다. ‘과속 스캔들’(2008), ‘7번방의 선물’(2013), ‘수상한 그녀’(2016) 등이 인기를 끌며 가족 코미디 장르는 한때 한국 영화의 최대 ‘흥행 장르’였지만 최근 들어 가족 영화가 자취를 감췄던 탓에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에게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롯데컬처웍스 이신영 팀장은 “겨울을 따뜻하게 해 줄 만두같이 속이 꽉찬 가족 코미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영화 '소방관'. 사진 제공=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소방관'. 사진 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곽경택 감독의 ‘소방관’은 12월 4일 개봉을 확정했다.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주원, 이준혁 등 출연 배우들은 본격 촬영에 돌입하기 전에 몇 주 동안 소방 교육을 수료하며 소방관의 땀과 눈물, 노고를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영화계에서는 연말 ‘창고 영화’들이 잇달아 공개된 후 내년에는 ‘개봉 가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수기에 ‘창고 영화’들이 개봉을 해 ‘빈집’을 채웠지만 코로나 이후 국내 영화 제작 편수가 급격하게 줄면서 개봉작도 함께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투자를 받아 제작을 진행한 작품 외에 작년에 새롭게 제작에 돌입한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 영화 대신 외화들로 채워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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