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中 수능의 사회상과 경제적 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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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능 시즌이 돌아왔다.
중국의 수능인 가오카오(高考)는 6월이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공평한 신분 변화의 길이다.
중국의 2024학년도 가오카오 응시자는 사상 최대인 1342만명으로, 2019년 이후 6년 연속으로 1000만명을 넘었다.
중국 경제 회복의 시간이 늦어질수록 그들의 아이들도 더 경쟁(卷, 쥐안)에 내몰리거나, 포기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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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능 시즌이 돌아왔다. 중국의 수능인 가오카오(高考)는 6월이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공평한 신분 변화의 길이다. 중국의 2024학년도 가오카오 응시자는 사상 최대인 1342만명으로, 2019년 이후 6년 연속으로 1000만명을 넘었다.
2000~2017년 출산율로 보면 응시자 수 1000만명은 10년 정도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
중국에선 주요 명문대학을 '985'라고 하며, 100명 중 1~2명꼴로 들어가게 된다.
최고 양대 명문인 베이징대와 칭화대의 입학 정원은 합해서 6500명이니, 전체 수험생의 경쟁률은 2064대1이다. 전국의 현(縣)급 도시는 2873개인데, 대도시 쿼터를 빼면 지방에서는 3개 현마다 1명 정도, 또 1만4600개 고교 중 2~3개 학교마다 1명 정도가 두 최고 대학에 들어가는 셈이다. 그래서 지방에서는 합격만 하면 현지 정부와 모교에서 주는 장학금과 후원금으로 학비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와 달리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1등이 가는 곳은 의대가 아니고 공대이다.
또 하나 한국과 다른 것은 명문대의 정원이 지역별로 배분되는 지역별 인재 모집 정원제이다.
베이징대 입학 정원은 매년 조정 공시되는데 대략 베이징 550명, 허난성 400명, 상하이 220명, 윈난성 100명, 닝샤후이족자치구 70명 등이다.
수험생 수는 베이징이 5만명, 소림사가 있는 1억 인구의 허난성은 125만명이다.
베이징대의 경쟁률만 보면 베이징은 100대1, 상하이는 227대1, 허난성은 3125대1이다.
아마 이런 지역에 대한 배분 없이 성적만 보고 뽑으면, 베이징대는 아마도 베이징과 상하이 출신들이 절반은 차지할 것이다.
2008년에는 18세 인구 2300만명 중 1050만명(39%)이 수능에 응시해서 302만명(29%)이 4년제 대학에 입학했다.
전체 대학 정원이 계속 늘어난 덕분에 2023년엔 4년제에 47%가 합격했다. 2008년에는 10명 중 3명, 지금은 10명 중 5명이 4년제에 진학하지만, 갈수록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는 것은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학벌의 효용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투자의 문법으로 표현하면, 12년 이상 장기 투자한 대학의 초과 수익률(알파)은 사라졌고, 시장평균 수익률(베타)도 떨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너도나도 다 알파를 추구한 결과,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이 노력과 투자는 더 많이 하고, 마음고생도 늘었지만, 초과수익(알파)은 대부분 사교육업계가 챙겼다. 물론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 더 먼저 발생했고, 지금도 여러 방면에서 더 앞서 있는 선진국이다. 분명한 것은 두 나라 모두 학위가 주는 가치가 하락 중인 것은 결과일 뿐, 그 원인은 경제 성장 둔화로 좋은 기회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전에는 보통 대학의 졸업자가 가던 일자리에 지금은 985급 대학 졸업생이, 985급이 잡던 기회를 지금은 사대(四大)라 불리는 청북복교(淸北復交, 칭화대·베이징대·푸단대·상하이자오퉁대) 졸업생들이 몰린다. 민영 기업도 불경기이니까, 소위 체제 내(공무원 등 국가 시스템 내부)인 공무원과 공기업에 더 몰린다. 그 커트라인도 더 높아져만 가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학력을 더 높이고 더 많은 걸로 포장하는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중국 경제 회복의 시간이 늦어질수록 그들의 아이들도 더 경쟁(卷, 쥐안)에 내몰리거나, 포기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신형관 중국자본시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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