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농가 수익 키우고 생물다양성 문제 풀고...활약하는 거브테크 기업들
시민 주도로 공공서비스 혁신을 촉진하는 거브테크(GovTech) 기업들의 축제가 처음 열렸다. 민관 협력으로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을 앞당기는 동시에 장차 새로운 수출산업으로도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2024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의 일환으로 '2024년 거브테크 혁신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거브테크 창업경진대회 시상식과 거브테크 창업기업 지원사업에 참여 중인 창업기업의 우수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대표변호사(디플정위 민간위원)는 이날 기조강연에서 "거브테크는 민관 협력과 참여를 통한 공공서비스 재설계로 국민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라며 "정부가 맡아야할 역할과 시민과의 관계는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 이미 전자정부 때부터 앞서있는 한국에서 거브테크를 선도적으로 발전시키면 세계적인 선도모델로서 수출산업으로도 발전할 것"이라 전망했다.
앞서 열린 거브테크 창업경진대회 시상식에서는 아이디어 기획과 제품·서비스 개발 두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총 16개의 참가자(팀)에게 상장과 부상이 수여됐다.
아이디어 기획 부문 대상은 인공지능(AI) 기반 송아지 등급 예측 플랫폼을 개발한 스타트업 '믿소맞소', 제품·서비스 개발 부문 대상은 생물다양성 분석·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인베랩'에 돌아갔다.
믿소맞소는 국내 축산업의 한우 경쟁력 제고와 농가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모인 스타트업이다. 농가에선 통상 7개월 된 송아지를 구입해 30개월 정도 기르는데 구입비용과 사료비를 합해 1000만원 이상이 든다. 믿소맞소가 2022년 송아지 낙찰가와 이후 판매 결과를 분석한 결과, 송아지 가격(300만~500만원)과 한우 등급 간 상간관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기준 농가들이 소 한 마리를 팔 때마다 평균 142만원가량 손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믿소맞소는 이미 지속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는 축산분야 공공데이터를 활용, 머신러닝(ML)을 적용해 등급과 가격도 예측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로써 현재 약 17%만이 실질적인 적자를 면하고 있는 농가에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송아지를 구입하고 '투뿔'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대 축산학과에 재학중인 김정헌 믿소맞소 대표는 "랜덤포레스트 방식으로 50개 데이터셋을 적용했을 때는 정확도가 29%였는데 1000개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하니 42%로 높아졌다. 최신 한우등급 예측 정확도가 58% 수준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데이터 규모 증가에 따라 더욱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AI서비스가 개발만이 아니라 산업에 정착해 한우가 세계적 경쟁력 가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아이디어 기획 분야 최우수상은 룩키즈와 와랩이 선정됐다. 룩키즈는 발달장애아동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AI기반 응용행동분석 솔루션을, 와랩은 탄소배출 규제 관련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중소기업이 탄소중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제안했다.
또 하나의 대상 수상기업으로 지난해 9월 설립된 인베랩은 위성·드론·라이다 영상데이터 기반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 생물다양성 분석과 관리를 위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점을 맞추는 것은 생태계 교란 식물 문제 해결이다. 국내 환경의 침입외래종은 식물의 비중이 60%가 넘고, 지난해 강원도에선 그 면적이 6배 증가했다. 글로벌에서도 생태계 교란 식물로 2021년 324원 손실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인베랩은 기존의 파편화된 관리와 인력 중심이었던 구제 작업을 데이터 분석·관리와 드론 활용 등을 통해 각각 해결했다. 생태학적으로 우선순위를 둬서 관리하며 어디로 퍼져나갈지 예측도 할 수 있게 했다. '네이처X'란 SaaS도 개발, 이미지 기반으로 90% 이상 정확도로 식생을 분류한다. 생물 다양성 지수도 도출해 생물 다양성 크레딧을 발급하는 등 관련 글로벌 규제 대응을 지원하는 비즈니스로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수년간 서울대학원에서 관련 연구를 수행한 신원협 인베랩 대표는 "미국 등에서도 생물 다양성 규제 관련 툴박스를 개발하는 곳들이 있으나 우리 솔루션은 생산성이 약 2.6배, 가격경쟁력이 약 1.7배"라며 "최근 기후위기가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고 생물다양성이나 자연보호면적 확대 관련 글로벌 규제도 기업들에게 이슈가 되고 있다. 측정 가능한 과학적 근거 기반의 자연화학으로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제품·서비스 개발 분야 최우수상은 '써드윅스'와 '아이클로'가 선정됐다. 써드윅스는 글로벌 공급망 위험에 대응하는 AI빅데이터 기반 기업용 수입 원재료 공급망 관리 솔루션을, 아이클로는 고화질 사진과 AI를 활용해 구강 검진을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했다.
이어진 거브테크 창업기업 지원사업 우수사례 발표에서는 사회복지, 환경, 공공정책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선보인 기업들인 '돌봄드림', '워터아이즈', '씨지인사이드'의 발표가 있었다.
이승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플랫폼데이터혁신국장은 "이번 거브테크 혁신 페스티벌을 통해 거브테크 분야의 무한한 가능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민관이 협력해 공공서비스 혁신을 촉진하고 디지털플랫폼정부 비전을 실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민간의 기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공공서비스 혁신과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향후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다양한 공공분야에서 민간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징맨` 황철순, `연인 수차례 폭행` 2심서 형량 줄어…이유는
-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갑작스럽게 세상 떠난 송재림, 추모 이어져
- 음주운전 추적 중 사망사고…`사적제재` 유튜버 구속영장 심사
- 시신 훼손 후 북한강에 유기한 군 장교는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이혼했는데 왜 연락해?"…여자친구 전 남편 흉기로 찌른 30대 남성, `징역 1년`
- 韓 "여야의정 제안 뒤집고 가상자산 뜬금 과세… 민주당 관성적 반대냐"
- [트럼프 2기 시동] 트럼프, 김정은과 협상할까… "트럼프 일방적 양보 안 할 것"
- 내년 세계성장률 3.2→3.0%… `트럼피즘` 美 0.4%p 상승
- `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
- "AI전환과 글로벌경쟁 가속… 힘 합쳐 도약 이뤄야"